식품·외식물가 고공행진… 외식업체 폐업 공포
식품·외식물가 고공행진… 외식업체 폐업 공포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3.02.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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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 원가 부담에 외식업체 줄폐업 가능성 높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품·외식기업들이 줄이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과자 제품들의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정태권 기자 mana@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품·외식기업들이 줄이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과자 제품들의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정태권 기자 mana@

지난 1997년부터 26년간 이화여대 앞 좁은 골목에서 장사를 이어온 분식집 ‘빵 사이에 낀 과일(빵낀과)’이 오는 5월 폐업을 선언했다고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한때는 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이대생들에게 인기 있는 맛집이었지만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 방역체계가 완화된 이후에도 매출은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폐업을 결심한 가장 큰 원인은 매출 감소보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 탓이라는 지적이다. 5000원짜리 샌드위치 2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후루츠칵테일 한 통 가격은 최근 2600원에서 3850원으로 48% 인상됐으며 5000원대였던 식빵 가격은 7490원으로 67% 올랐다.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이니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없어 남는 것이 없다. 여기에 최근 가파르게 오른 전기·가스비 등도 감당하기가 버거워졌다. 그래서 폐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품·외식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식품·외식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20일부터 제빵류 6종의 편의점 판매가를 인상한다. 제빵류 인상은 이미 예견된 순서였다. 올해 원유가격은 물론이고 설탕 가격도 큰폭으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제과는 제빵류와 함께 유제품, 아이스크림, 커피, 초콜릿, 과자류 등 거의 전 제품의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해태제과도 지난 16일부터 일본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제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포키, 자가비, 구운양파 등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4.8% 인상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포키와 구운양파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자가비는 1700원에서 2000원으로 17.6% 각각 인상했다. 가격을 조정한 제품은 해태제과가 일본 가루비사, 글리코사와 각각 설립한 합작사 해태가루비, 글리코해태에서 제조하고 해태제과가 판매하는 제품이다.

빙그레 역시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이달부터 인상한다. 빙그레는 지난달 25일 일반 소매점 기준 메로나, 비비빅을 비롯해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 콘 아이스크림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최종 가격 인상은 유통채널과의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은 외식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맥도날드는 지난 16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했다. 메뉴별로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인상했으며 탄산음료와 커피는 종류에 따라 100원에서 최대 300원까지 높였다. 대표메뉴인 빅맥 단품 가격은 종전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올렸다. 전체 품목의 평균 인상률은 약 5.4%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메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KFC도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음에도 7개월만인 이달 버거·치킨 메뉴 등 일부 제품 판매 가격을 또다시 평균 100~200원 인상했다. 인기 메뉴인 징거버거는 기존 5300원에서 5500원으로 올렸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 2일부터 버거류 14종을 비롯한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제품별로 평균 200~400원 올려 불고기버거 단품메뉴의 경우 기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5.1% 인상됐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KFC에 이어 노브랜드버거도 인기 메뉴인 NBB오리지널세트 등 23종의 메뉴를 평균 4.8% 인상했다. 

맘스터치는 오는 3월 가맹점들과 협의해 가격 인상 폭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햄버거 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버거플레이션은 물론이고 타업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는 샌드위치 34종의 판매 가격을 9.1% 인상했으며 퀴즈노스도 전 제품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피자업계도 곧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기업뿐 아니라 일반 외식업체들도 메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지역의 비빔밥과 냉면 가격은 지난해 12월보다 각각 0.8%와 1.1%가 올라 비빔밥은 1만 원, 냉면은 1만692원으로 1만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갈비탕은 평균 1만5000원을 넘어 쉽게 사먹기 어려운 메뉴가 됐다.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가장 저렴한 김치찌개 백반도 지난해 말보다 2.1%가 오른 평균 7654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음식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외식 1만 원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식사 후 브랜드 커피라도 마시려면 1만5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식품·외식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설탕, 우유 등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그리고 전기·가스등 공공요금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탕 가격은 최근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당분간 식품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통계청 조사 결과 새해 들어 치솟는 식품·외식 물가로 인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로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식품·외식물가 탓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아 지난 1~2월 식품·외식업계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금과 같은 가격상승이 이어진다면 업계 전체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식품·외식업계의 장기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다수 외식업체들은 음식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이 없다며 호소하고 있다. 매출은 크게 감소하는데 반해 식재료비와 인건비,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까지 큰 폭으로 치솟아 원가 부담이 큰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이대 앞 분식집처럼 외식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줄폐업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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