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3.7%... 14개월 만에 3%대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지만 인건비, 재료비 상승으로 외식 물가가 폭등하면서 국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상승률인 4.2%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3.7% 이후 14개월 만이다.
외식 물가 7.6%↑… 인건비·재료비 부담
그러나 서민 체감도가 높은 품목들의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개인서비스는 그동안 누적된 각종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 등 원가 부담 및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6.1% 상승하며 전월(5.8%)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외식이 7.6% 오르면서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주요 외식 품목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햄버거 17.1%, 피자 12.2%, 돈가스 9.9%, 삼계탕 9.6%, 김밥 9.7%, 해장국 9.5%, 짜장면 9.2%, 구내식당 식사비 7.9% 등으로 집계됐다.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5.0% 상승해 지난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텔 숙박료(5.5%), 승용차 임차료(5.0%), 국내 단체여행비(4.4%) 등 여행 품목의 가격이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 서비스는 재료비, 인건비, 전기요금 등 여러 원가 부담 비율에 따라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식 외 서비스도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 요인들이 오른 영향이 서서히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4월의 경우에는 여행 관련 품목들이 오른 것도 일부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7.9%로 전월(9.1%) 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 폭은 줄었지만 상승세가 지속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채소류와 수산물이 각각 7.1%, 6.1% 급등했다. 품목별로는 브로콜리 28%, 배추 13.5%, 감자 12.5%, 고등어 13.5% 등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세 둔화… 공공요금 인상·원자재 가격 등 불확실성 커
물가 상승세는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을 받은 지난해 10월(5.7%)과 올해 1월(5.2%)을 제외하면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최근 석 달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석유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4월 물가에서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하락했다. 지난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23.7%로 올라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됐다.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지난해 4월 인상에 따른 상승률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요금이 인상되면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0%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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