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범 취지 무색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설] 출범 취지 무색한 최저임금위원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3.05.0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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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됐지만 노사 간의 협상이 어느 해보다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첫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노동계와 공익위원 간 갈등으로 파행 끝에 취소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일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노사 간의 간극만 표출한 채 진전 없이 회의를 마쳤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측은 올해보다 24.7% 올린 1만2000원의 최저임금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올해는 큰 폭의 최저임금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팬데믹 이후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산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가 최저임금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 최저임금 1만 원 돌파 여부 

올해 열리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돌파할 것인가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1999년 1525원에서 올해 9620원으로 24년 동안 6.3배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79배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41.6%로 물가상승률(9.7%)의 4배를 기록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음을 입증해 준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18년 165만1000명에서 2022년 136만5000명으로 28만6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용원 없는 나홀로 사장은 2018년 398만7000명에서 2022년 426만7000명으로 28만 명이 늘어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최저임금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영업자들이 경영 악화로 종업원을 둘 수 없어 감원한 탓이다. 올해도 자칫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다면 그나마 있던 일자리마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최임위 아닌 별도 전문가 조직 필요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경영계는 노동계의 1만2000원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사실상 주휴수당 등을 포함하면 1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경영계와 노동계의 간극이 크다면 올해 역시 노사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미 지난 2010년 이후 노사 합의를 통해 원만히 최저임금이 결정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려 했던 최저임금위원회 출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매년 지금과 같이 노사 간의 갈등만 키우다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공익위원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의사결정이 될 바에는 굳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존재마저 의구심이 든다.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가 아닌 전문성 있는 인사들로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노사간의  소모적인 갈등은 물론 정치적 편향성을 불식시키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동시에 공정성 있

는 최저임금 인상안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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