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상표로 활용될 수 있는 언어표현의 폭도 점점 제한되고 있다. 또한 고객에게 하루에 노출되는 상표만 해도 수백 개, 그만큼 고객의 기억 속에 남기란 힘든 상황에서 브랜드 네이밍은(Naming)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최근 브랜드를 하나의 기업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브랜드 네이밍의 형태를 보면 제품속성, 타깃 이미지, 인명, 지명 등을 활용하는 등 실로 다양하다. 기호와 숫자를 활용하거나 약어, 합성어를 통해 상징성을 부여하거나 특별한 의미를 설정하지 않고 고객이 여러 가지 각도로 해석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2% 부족할 때’, ‘햇살 담은 간장’, ‘뼈로 가는 칼슘우유’ 등은 식품군에서 이색적인 네이밍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Height 의 변형인 맥주 ‘HITE (하이트)’라는 제품명은 사명으로 채택되어 제품 브랜드가 조선맥주라는 기업 브랜드(Corporate Brand)를 바꾸기도 하였다.
톡톡 튀는 네이밍을 대표적인 사례는 디지털 세대를 대변하는 이동통신사에서 많이 눈에 띈다. 현재는 T World로 통합되었으나 SK 텔레콤의 TTL (Twentieth Life)나 UTO(Utopia 혹은 Your 土), KTF의 ‘NA(나)’. LG 텔레콤의 Khai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용어 Kai에서 유래), 1318세대를 상징하는 영문 이니셜의 조합인 ‘Bigi’는 신세대를 대변하는 네이밍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외식산업에 있어 브랜드의 네이밍은 어떤 특징을 지닐까? 브랜드 이름을 짓는 즉 상표를 정하는 네이밍(Naming) 작업은 외식 브랜드를 개발함에 있어 메뉴를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설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외식은 메뉴 카테고리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한식의 경우, ‘원할머니보쌈’처럼 창립자의 성이나 이름을 딴 경우, 혹은 ‘무교동 낙지’처럼 특정 지명을 딴 경우, 원조를 강조하며 ‘원조 OOO’를 붙이는 경우 등이 있다. 반면 양식의 경우는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를 이용해 키친, 테이블 등 외식관련 용어나, 계절, 자연을 대표하는 언어로 많이 이루어져 있다.
신규 외식 브랜드 개발을 중점사업으로 두고 있는 썬앳푸드의 경우도 네이밍은 브랜드 개발의 첫 관문이자 브랜드 성공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에 네이밍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이는 브랜드 네이밍을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전략 및 방향성을 바로잡고 레스토랑 컨셉을 명확히 (Concept Development)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에서 이색적인 네이밍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매드포갈릭(Mad for Garlic)만 해도 브랜드명이 확정되기 전에 네이밍 후보로 거론되었던 것만 해도 120여개에 이른다.
썬앳푸드의 경우 브랜드 네이밍은 외주를 주지 않고 본사 마케팅팀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데 진행기간은 약 6개월 정도가 걸리며 최종 5개 정도의 네이밍 후보안을 압축하여 인테리어 디자인이 확정되고, 메뉴 테스팅을 거치면서 다듬어 진다.
네이밍이 진행되는 과정의 첫 단계로는 먼저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규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크게는 ‘밝다’, ‘어둡다’, ‘남성적이다’, ‘여성적이다’, ‘동양적이다’, ‘서구적이다’, ‘원색적이다’, ‘몽환적이다’, ‘귀엽다’ 등 레스토랑을 의인화하여 레스토랑을 주는 느낌들을 형용사, 명사를 활용하여 나열한다. 그리고 카테고리를 묶어가면서 이미지를 구체화시킨다.
그리고 그 느낌들의 대변할 수 있는 단어들을 한국, 영어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경우는 이탈리아어)를 기본으로 추출한다. 이때 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표준어부터 구어, 고어, 숙어, 은유적 표현이 모두 동원되는데 레스토랑 특성에 따라 역사적 고증이 필요한 경우나 국내외 사례연구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법적인 등록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치열한 경쟁시대의 브랜드 네이밍! 하나의 네이밍이 완성되기까지 공들인 시간의 가치만큼 브랜드명은 중요한 미래의 자산이자 마케팅의 무기이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들이 성공브랜드, 파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에 걸 맞는 네이밍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고객의 머리 속에 오랜 기간 기억되기 위해서는 네이밍은 단순한 이름 짓기를 넘어서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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