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침을 굶어라
차라리 아침을 굶어라
  • 관리자
  • 승인 2007.02.2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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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 최연재 간사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20대 한국인 2명 중 1명(49.7%)꼴로 아침을 거른다는 점에 착안해 아침사양족을 ‘2007년 기업인이 주목해야 할 한국의 블루슈머 6’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즉 아침을 굶는 사람들을 소비자로 하는 새로운 시장을 기업들에게 개척하라는 것인데, 건강에 관심은 많지만 아침을 거르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맞는 새로운 아침식사란 도대체 무엇일까?

건강한 아침(?)을 위한 새로운 아침대용식
한국맥도날드는 아침메뉴인 ‘맥모닝’을 출시하고 올 2월까지 전국매장으로 확대하여 한국인의 아침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최근 TV 및 버스정류장 광고와 맥모닝 무료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롯데리아, 버거킹도 아침메뉴를 출시해 전국 매장으로 확대해 가고 있는 추세이며, 던킨도너츠는 기존의 ‘커피와 도넛’이라는 카피를 ‘아침 & 베이글’로 바꾸고 아침 대용식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심에서는 ‘보노’라는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스프를 출시하여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머그컵에 마시는 스프인 ‘보노’는 광고를 통해 아침시간의 여유를 강조하며 자연의 정성이 담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 전자렌지 등으로 데워 먹는 죽과 스프 등도 신제품이 출시되어 아침대용식 시장을 노리고 있다.

세계의 아침을 표방하는 시리얼은 우유와 같이 먹는 식사로 여러 가지 영양성분이 첨가되었음을 자랑한다. 하지만 과다한 당분과 나트륨 문제가 지적되자 현미시리얼 등 저당 제품으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하루 80만개 이상 팔린다는 삼각김밥 역시 값싸고 어디서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간편한 식사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주먹밥, 캔디김밥 등 모양과 양을 달리한 신제품도 나오고 있다. 아침 식사 뿐 아니라 저녁 야식으로도 많이 먹는 식품이다.

아침 대용식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온다. 아침대용식의 대부분은 신선한 야채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의 2/3가 변비라는 통계가 있는데, 이런 식의 아침식사는 변비를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커피와 같이 하는 식사는 가뜩이나 젊은 층에서 부족하기 쉬운 칼슘 및 철의 흡수를 방해한다.

둘째, 식품첨가물의 문제와 과다한 나트륨도 문제다.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는 맛을 내고, 보존을 위해 여러 가지 첨가물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또한 이들 식품들은 나트륨의 함량이 대체로 높은데, 과도한 나트륨의 섭취는 위암, 위궤양 및 골다공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으며, 혈관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최근 어린이 뇌졸중 발생 사례가 늘고 있는데 특히 비만아동이 소금을 과다 섭취해 혈압이 상승할 경우 혈관질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셋째, 간편하게 먹는 음식으로 씹는 행위를 최소화 시킨다. 음식을 씹어 먹는다는 것은 단지 음식을 잘게 부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소화 흡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의미도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여러 가지 소화효소가 침 속에 분비되며 음식이 식도를 통해서 위와 장으로 이동할 때에 소화액의 분비도 활발해 지는 듯 소화기간을 튼튼하게 한다. 하지만 아침대용식의 대부분은 굳이 씹을 필요가 없거나 그냥 대충 씹으면 되는 것들이다.

넷째, 광고를 통한 세뇌 - 나도 ‘뉴욕커(?)’. 날씬하고 멋진 도시인을 보여주며 그들의 여유와 건강함이 마치 이런 음식들을 즐기는 데에 있는 것처럼 보여 지게 만드는 광고 - 이런 음식을 먹으면 나도 왠지 ‘뉴욕커’가 될 듯하다. 도시인의 멋진 캐리어와 이런 음식이 왠지 찰떡궁합 인듯하여 된장찌개와 김치는 진부하게 까지 느껴진다. 이렇듯 광고는 실제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냥 이미지만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 나를 착각 속으로 빠뜨린다. 우리는 보여 지는 광고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광고에서 얻고 싶은 것은 제품의 진실이다.

그 외에도 자연의 원료를 사용 했다고는 하나 GMO로 의심되는 농산물과 또 수입농산물의 농약 과다 사용문제가 있고, 인스턴트식품 용기에 대한 환경호르몬의 문제도 염려된다.


차라리 아침을 굶어라!
아침식사가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누구는 아침을 하루 중의 가장 중요한 식사이며, 밤새 공복이었던 위의 부담을 줄이고 비만을 방지하며 뇌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식사라고 한다. 또 다른 편에서는 사람마다 생체리듬과 라이프스타일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아침을 먹어야 한다고 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음식은 언제 먹느냐 보다도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마리온 네슬 뉴욕대학 영양학 교수는 어떤 음식을 얼마만큼이나 섭취하는 지가 아침식사를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영양학자들은 일일 권장량의 1/4~1/3에 해당하는 양을 아침에서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바 다른 식사와 마찬가지로 아침식사도 반드시 복합탄수화물과 섬유질이 풍부하고 적당한 양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밥과 국으로 이루어진 우리식의 아침식사를 시장에 나온 아침메뉴처럼 간편하게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란 안타깝게도 없는 것 같다. 건강한 아침식사를 손수 준비하고 먹는 데는 최소한 20~3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침을 먹을 의지는 있되 그 정도의 시간을 쓸 수 없는 사람들은 ‘간편식사족’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간편식사족들이여, 그런 아침을 먹으면서 감히 건강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는 말자. 그것은 허기진 배를 채우거나 이미지의 허상을 채우는 수단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음식은 그냥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과 몸과 마음을 가꾸고 채우는 수단이며 곧 그것(음식)이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아무것으로 아무렇게나 가꿀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와 더불어 패스트푸드 및 다국적 기업의 제3세계 노동착취 문제와 다량의 육류 생산을 위한 환경파괴를 생각해 본다면 나의 건강과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이런 간편한 아침 대용식을 먹느니 차라리 아침을 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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