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과는 12%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결과다. 이에 대해 네슬레는 식품 및 음료 영업 부문의 활약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하고 농업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네슬레의 지난해 매출액은 985억 스위스프랑으로 전년보다 8.1% 늘어났다. 보건 및 영양 부문으로 전략적 중점을 옮기고 있는 네슬레는 지난해 25억 달러를 주고 노바티스의 의료식품 부문을 인수했으며 노바티스의 유아식 브랜드 거버에 대한 인수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네슬레 CEO는 “우리는 효율성의 제고와 더욱 강력해진 혁신 및 브랜딩 등과 더불어 그룹을 영양, 보건, 건강 쪽으로 옮기는데 따른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어떤가. 식품업계 1위인 CJ는 지난해 매출 2조 6504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고 순이익은 1399억원으로 5.6% 증가했다. 2위 기업인 농심은 매출 1조 5817억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128억원으로 4.9%나 감소했다. 중소업체를 포함한 식품제조업계의 전반적인 지난해 실적은 정체 내지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공룡 네슬레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우리는 여기서 그룹의 전략을 영양, 보건, 건강 쪽으로 무게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네슬레 CEO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철저하게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성장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의식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뒤따를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국내 식품업계는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연초부터 줄줄이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는 업체들이 내놓은 가격인상의 이유는 하나같이 원가 상승 부담이다. 시장이 정체해 있는 가운데 가격을 올리는 것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지 묻고 싶다. 네슬레를 벤치마킹 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도 전체 식품시장은 정체해 있지만 웰빙 친환경 전문점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식품업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시사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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