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기업의 아마조네스 '여성파워'
외식기업의 아마조네스 '여성파워'
  • 관리자
  • 승인 2007.03.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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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썬앳푸드 대표이사
‘아마조네스(Amazones)’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냥과 전투를 즐겼던 여성 무사족(女武士族)을 일컫는 말로 오늘날 여성들만의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뜻으로 사용된다.

과거 남자들만의 성역으로만 여겨졌던 법조계, 정치계, 스포츠계 등에도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사회각계의 우먼파워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 최초의 OO’가 사회적 이슈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의 일하는 여성에 대한 시각은 턱없이 낮기만 하다. 며칠 전 신문에서 건설업계의 분양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는 분양소장이라는 직업을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소개하고, 이런 선입관을 깨고 성공한 여성 소장들의 얘기를 다룬 기사를 읽었다. 필자 역시 여성 CEO로서 ‘여전히 여성이 어떤 일에 책임자가 된다는 것, 소위 임원이 된다는 것이 하나의 뉴스로 다뤄질 만큼 새로운 일이구나’ 라고 생각하니 새삼 침울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해 포천(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14.7%에 이른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에스티 로더와 SBC 커뮤니케이션, 펩시, 존슨앤드존슨, UPS, 킴벌리 등은 여성임원비율이 30~50%에 달한다. 또한 여성의 중용은 회사의 재무성과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미국 여성관련 조사기관 캐털리스트 (Catalyst)가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1996년에서 2000년 5년간 여성임원비율 상위 88개사의 자기자본이익률과 총 주주수익률이 하위 89개사보다 각각 4.6%, 32.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 상시 근로자 1000명 이상 고용한 54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식산업에 있어서 여성인력은 ‘리더(Leader)’로서 그 역량을 발휘하며 하나의 강력한 지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썬앳푸드 역시 ‘외식업계의 아마조네스’라고 불릴 만큼 여성들의 파워는 막강하다. 총 40개 매장의 매니저, 점장을 살펴보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과거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직원의 성별 비율도 여성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나 매니저급 이상 즉 매장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관리자로서 여성의 비율이 크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안겨준다.

매장을 운영하는 중추신경계 역할을 하는 본사 인력 역시, 사장인 필자를 비롯해 4개의 외식 브랜드 영업총괄을 하는 영업팀장도 여성이며, 브랜드 마케팅을 주관하는 마케터 역시 총 8명 중 6명이 여성이다. 흔히 외식업은 매장영업에 있어 고객과의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감성적인 서비스는 물론 철저한 위생관리와 함께, 꼼꼼하고 세밀한 영업 분석력과 기획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외식기업이기 때문에 여성인력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 한다기 보다는 여성이 지닌 ‘관계지향형 리더십’이 현대사회의 메가 트렌드 중 하나인 ‘컨버전스 시대’에 매우 적합하다는 이론에 주목하고 싶다. 컨버전스은 말 그대로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 되거나 합쳐지는 일을 뜻하며 자신과 상관없는 제 3자를 빠르게 관계자로 만들 수 있는 것, 즉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공감대를 빨리 찾아내어 얘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식산업만 해도 이제 단순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메뉴의 레서피를 활용해 온라인 컨텐츠 사업과 연계하거나, 고객이 모바일을 이용해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를 직접 구성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이끌어가는 리더급 여성으로서 지녀야 할 것은 무엇일까? 외국어 능력을 기본으로 한 국제감각과, 조직과 사람간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진취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 그리고

작게는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 크게는 사업 파트너와의 돈독한 유대감을 증가시킬 수 있는 친화력이 경쟁력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기업 CEO 간담회에 수많은 여성 동료들을 마주대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며, 이제 여성들의 수다는 경제적 생산성이 높은 수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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