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시판 내년 3-5월부터
수입쌀 시판 내년 3-5월부터
  • 관리자
  • 승인 2005.11.2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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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쌀 협상 이행위한 절차 본격 착수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농림부는 수입쌀 시판을 위한 준비작업 등 후속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비준동의안 통과로 내년 3-5월부터는 수입쌀이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국가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던 농림부는 일단 한숨을 돌리면서 수입쌀 시판을 위한 준비 등 쌀 협상 이행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비준안이 지연 처리되면서 미국 등 9개 협상국과 약속한 쌀 협상 결과를 이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져 올해 의무수입물량(MMA) 쌀 수입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 수입쌀과 경쟁 불가피..쌀 산업 경쟁력 제고 기회로
쌀 협상 비준안은 쌀 시장 완전개방을 10년 더 미루는 대신 2005년부터 의무적 으로 수입해야 할 외국쌀의 양을 늘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한국의 쌀 시장 개방 유예기간은 1995년 1월부터 2004년 말까지 10년간.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미국과 중국, 태국, 호주, 인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이집트, 캐나다 등 9개국과 협상을 벌여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더 개방을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 대가로 2004년 4%(20만5천t)인 쌀 의무수입물량을 매년 균등 증량해 2014년에는 기준연도(88-90년) 국내 평균 쌀 소비량의 7.96%(40만8천700t)까지 늘리고 쌀과자 등 가공용으로만 허용하던 수입쌀의 밥쌀용 시판을 올해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수입쌀의 시판물량은 올해의 경우 의무수입물량의 10%를 유통시키고 2010년까지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한 뒤, 2014년까지 3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시판될 수입쌀의 물량이 국내 연간 쌀 소비량의 0.5% 수준에 불과하고 공매 과정에서 수입부과금을 부과하면 국산 쌀과 수입쌀의 가격차도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국내 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입쌀의 시판이 허용되면 국산 쌀과 수입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입쌀과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농민들의 심리적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무엇보다 쌀소비 감소로 쌀 재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수입쌀이 시중에 풀리게 되면 쌀값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쌀 시장 개방을 10년 더 미룬 만큼 이 기간을 국내 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이후 10년간 42조원을 쏟아 부었으면서도 농업 경쟁력은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박사는 "과거 10년동안 관세화를 유예했을 때 시장 개방 확대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지 않아 국내 쌀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며 또다시 관세화 유예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시장 논리에 기초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질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쌀 개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내 쌀 시세와 국제 시세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수입쌀 시판은 내년 3-5월부터..'국제약속' 이행 불가능
농림부는 비준안이 통과됨에 따라 쌀 의무수입물량 수입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22만5천t의 쌀 의무수입물량을 수입해 이 중 10%인 2만2천500t을 연내에 시판해야 한다.

그러나 '입찰 공고→낙찰 및 계약→현지 가공 및 선적→해외 운송→통관→국내 시판' 등의 절차를 거치는 데 최소 3-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연내 쌀 협상의 완전한 이행은 이미 불가능해졌다.

농림부 관계자는 "입찰 공고에만 20일이 소요되고, 통관까지는 3-4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이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입찰 공고에 앞서 국내 법령 정비 및 입찰 준비 절차 등에도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12월 초.중순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며 수입쌀의 국내 시판은 내년 3-5월쯤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수입쌀을 서둘러 매입하는 과정에서 저급품을 고가로 사는 등의 부작용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의무수입물량을 나눠서 매입하는 분할 입찰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그나마 뒤늦게라도 비준안이 처리돼 국제사회에 협상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동안 국회 비준이 계속 늦어지면서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손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또 점차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DDA 농업협상에서 협상력을 발휘하고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실제로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 9월께부터 캐나다 등 일부 쌀 수출국들로부터 불만과 우려가 전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비준안 통과로 쌀 협상 결과를 최소한 이행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게돼 약속의 불이행이라는 비난은 면하게 됐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윤장배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쌀 협상의 완전한 이행은 불가능하지만 국내 정치 상황 등으로 인해 늦어진 것이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내에서 협상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준안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는 DDA 농업협상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쌀 협상 결과를 이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외 신인도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비준안이 처리됐지만 올해 예정된 외국 쌀의 의무수입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 협상 상대국들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로 분류되면 DDA 양자협상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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