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의 경쟁력 어디서 찾을 것인가?
재래시장의 경쟁력 어디서 찾을 것인가?
  • 관리자
  • 승인 2007.04.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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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이정희 교수
국내유통시장은 1996년에 사실상 전면 개방이 되었다. 유통시장의 개방은 국내 유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는 등 유통산업의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통시장의 개방과 함께 촉발된 대형마트의 확산은 93년 1호 대형마트의 개설이후 10년이 된 2006년 말 현재로 점포면적 3000m2 이상의 대형점이 3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유통시장개방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유통시장개방과 대형유통점의 성장은 국내유통업체의 생산성 및 경쟁력 향상과 원스톱 쇼핑(one-stop shopping) 같은 소비자 편의제공, 또한 물가 안정과 같은 국민경제의 기여 등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왔다. 한편 개방화와 함께 소매점포의 대형화가 추진되면서 재래시장을 포함한 중소유통업체가 타격을 받는 등 부정적 요인도 큰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유통점들이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에서 더 이상 출점할 곳이 없어지면서 지방 중소도시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유통점들의 지방 중소도시로의 출점 확대는 지역 재래시장 및 중소상인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하고 있으며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대형유통점과 중소유통점과의 갈등은 정치인들의 관심과 함께 최근 정당별로 거의 하나씩 몇 개의 대형유통점 규제와 관련한 법안들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어 있거
나 발의 중에 있는 상황이다.

중기청 재래시장 실태조사(2006년)에 의하면, 국내 재래시장은 전국에 약 1660개(점포 24만개, 상인 39만명)가 있으며 이 중 등록시장은 1016개(61.2%)이고 무등록시장이 644개(38.8%)이다. 그리고 점포 100개미만 시장이 61.9%, 임차점포는 14만1300개(51.9%)로 나타나고 있다. 자기소유점포는 6만6255개로 27.7%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빈점포율이 13.2%, 재래시장 매출액은 2005년도 약 32.7조원으로 2004년도 약35.4조원에 비해 8.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6년 중기청 시장경영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재래시장 상인들은 경쟁력 약화의 내부적 요인으로 주차장과 편의시설 불편 등 시설취약과 재래시장 내 점포 과다 및 공급과잉 등을 들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대형유통점의 지역 출점을 가장 크게 꼽고 있었고 다음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들었다.

최근 정부는 재래시장 및 상점가 중소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주로 현대화를 위한 지원에 치중하여 왔다. 그 결과, 전국의 많은 시장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현대화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정부정책이 재래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는가 하는 것이다. 이제 현대화라는 하드웨어 개선보다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선을 포함한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필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소상인의 시장변화에 따른 대처의지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정책지원이나 기타 어떤 것보다 중소유통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인 자신들의 변화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대형유통점들과의 경쟁에 있어서 취급품목의 구색이나 서비스 등에 있어서 차별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대형유통점의 확산과 새로운

혁신적 유통업태의 등장이 유통시장의 트렌드인 오늘날 중소유통점의 침체 원인을 대형유통점 때문으로만 여기고 이 문제에만 골몰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올바른 대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소비자의 개성과 선호가 다양해지고 있는 오늘날, 전국적으로 규모의 경제에 따른 경쟁력을 앞세우는 대형유통점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역 특성과 고객의 특성에 부응하여 취급품목이나 서비스에 있어서 차별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면 재래시장 중소상인들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할 때 정부의 지원정책의 뒷받침과 함께 재래시장 상인을 포함한 중소유통업체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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