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제품으로 국민 건강 지킵니다"
"내가 만든 제품으로 국민 건강 지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04.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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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기술연구소 연구팀
화창한 봄날, 아이들 여럿이 커다란 젖소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아이들은 우유 공장 견학이 처음인지 이곳저곳을 호기심 있게 둘러보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1937년 창립, 7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유업계의 선도 업체로 자리매김하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업체들이 학교의 우유 급식 사업을 외면하지만 한 결 같이 그 자리를 지켜 우유팩으로 제기차기, 우유팩 재활용해 모형만들기 등 우리 국민 중 학창시절 서울우유 급식과 관련한 추억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런 서울우유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사업 영역을 확대, 2017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유가공&서비스 기업이자 종합 식품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고 있다. 최고의 유가공품은 물론 음료를 비롯, 최근 연구하고 있는 밀크라이스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제품을 개발, 서울우유를 종합식품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서울우유 기술 연구소 연구팀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제품출시=아이 낳기

발효유 연구팀의 송영민 연구원은 드링크 타입 요구르트 개발 담당자이며 유산균 연구팀의 임경재 연구원과 이은경 연구원은 호상발효유 담당자이다.

이승엽 연구원은 우유음료 연구팀으로 최근 150㎖로 용량을 차별화 해 인기를 끌고 있는 오렌지나무와 사과나무를 개발했다. 송영민 연구원과 임경재 연구원, 이승엽 연구원은 모두 입사 8년차 동기이며 이은경 연구원은 입사 4년차로 막내다. 다른 유업체는 입사 4년차라면 선배노릇을 하겠지만 서울우유는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고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선배들의 귀여움을 받는다고.

이들은 최근 지중해의 아침을 개발, 프리미엄급 요구르트를 개발한 담당자가 급한 일이 생겨 인터뷰에서 빠지게 됐음을 아쉬워했다. 지중해의 아침은 무화과를 주재료로 해 500㎖ 용량으로 기존 제품(150㎖)보다 3~4배가량 양이 많은 프리미엄급 요구르트로 서울우유가 올해 야침 차게 미는 제품이다.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이들은 산고를 이겨내며 아이를 낳는 일이라고 표현을 했다. 제품의 준비부터 개발, 출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아이를 출산하는 것과 같다고.

제품을 출시 한 뒤 그냥 내버려 둔다고 그저 잘 팔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잘 자라도록 교육을 하며 이끄는 것처럼 제품 출시 이후에도 마케팅을 진행, 히트 제품을 내는 것을 아이가 자라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을 때 산모가 극심하게 예민해지는 것처럼 이승엽 연구원은 출시 한 두 달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한다.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고객들에게 평가를 받는 순간이기 때문에 가장 긴장된 순간이라고.

이은경 연구원은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제품 출시 때 받는 스트레스를 회사에서 차곡차곡 쌓았다가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풀어낸다”고 한다.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정성으로 만들어

연구원들은 제품을 개발할 때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한다. 그저 상투적인 인사치레의 말이 아니라 먹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진심을 다해 전한다.

송영민 연구원은 “제품을 개발한 후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시음을 하도록 합니다. 아이들, 부인, 그리고 부모님 전 연령층이 다 있어 선호도조사를 하기에도 좋구요. 다만 제품 개발단계에서 일급비밀이 새나갈 수도 있으니 철저히 비밀을 유지토록 합니다(웃음)”라고 말한다.

임경재 연구원은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으로 맛을 꼽았다.
그는 “아무리 기능성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유제품은 약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능성을 얻고자하면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먹지 유제품을 먹지는 않을테니까요”

이승엽 연구원은 어느 연구원이나 모든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겠지만 자신은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고 전했다.

연구원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단순히 배합비 정도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 선택부터 현장에서 적용하기까지 까다롭게 짜야하는데 제품공정 시 혹시라도 유입될 수 있는 위해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어느 누가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내 제품 맛있다 할 때가 가장 좋아

이들은 모든 연구원이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송영민 연구원은 대형마트에 아이를 카트에 태우고 돌아보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다른 고객의 카트 안에 담긴 제품을 가리키며 “아빠꺼다”하고 외친 적이 있었는데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뿌듯했다한다. 그러나 할인점에 높이 쌓여있는 제품을 볼 때는 마음이 무겁다고.

이승엽 연구원은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아이들에게 먹여봤는데 “너무 맛있다”고 할 때가 정말 흐뭇했다고. 견한 온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며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임경재 연구원 역시 “내 제품을 인정받는 순간이 가장 최고의 보람이다”고 전한다.

출시 직전 여학교나 교회 등지를 다니며 관능검사를 하곤 하는데 정말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들은 고마운 마음에 제품을 하나 더 슬쩍 끼워주기도 한단다.

#세상 잘못만난 내 자식 안타까워

연구원들은 1년에 2개 정도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 중 시장에 출시되는 것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절반 정도라고 한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아서 여러 가지 우선순위를 따지다보면 준비한 제품이 못나올 수도 있고 생각지도 않던 다른 제품이 먼저 출시될 수도 있다. 막상 출시를 한 제품도 일정기간 반응을 살펴 본 후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야지 그렇지 못하면 단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냐고 하지만 그래도 분명 이 제품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야심차게 제품을 개발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제품도 있고 반면에 생각지도 않게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단다.

이승엽 연구원은 가장 안타까운 제품으로 유기농 주스를 꼽았다. “미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유기농 주스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또 각종 갤럽 조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막상 시장에 선보이니 기대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산지에서 원재료를 대량 구매해 가격장벽을 낮춰 ‘유기농의 대중화’를 목표로 지난해 8월 유기농 주스를 선보였다. 당시 유기농 주스에 맞는 설비를 추가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으나 결과는 착잡했다.

송 연구원은 “플레인 요구르트가 국내에 마시는 타입의 플레인 요구르트가 없어 기대를 했으나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5년 정도는 앞서가지 않았나 싶다”고 한다.

반면에 이미 시장에 비슷한 제품군이 있어 큰 기대를 안했던 장마스터와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딸기, 한라봉요구르트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장마스터의 경우 고급 이미지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의 기능성 제품이라는 것이 어필을 했고 아침신선 시리즈는 과즙이 아닌 과육을 넣어 기대 이상의 호평을 얻으며 설비를 늘리기까지 했다.

임경재 연구원은 “기존의 음료나 발효유와는 전혀 차별화된 비요뜨 제품이 초기 좋은 반응을 얻으며 눈길을 끌다가 최근에는 잠잠한 상황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록 지금은 시장 상황에 맞지 않아 주춤하지만, 머지않아 꼭 뜰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상의 감각위해 절제 또 절제

최상의 제품 개발하기 위해 이들은 여러 가지 수고스러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준비한 제품 대신 다른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니 언제라도 제품을 출시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를 하는 것은 그나마 애교다. 그저 둥글둥글 사람 좋아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섬세한 작업을 위해 자신을 절제하고 또 절제하며 날을 세운다.

이승엽 연구원은 “제품을 개발할 때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개발 직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긴 하지만 술을 마신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고 또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조금의 실수라도 용납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임경제 연구원은 “최상의 미각을 만들기 위해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짜고 매운 것 등 자극적인 음식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고 말한다.
백지 같은 입맛으로 서울우유의 맛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미지를 심는 제품 개발 목표

이들에게는 앞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꿈이 있다. 바로 서울우유의 미래가 희망찬 이유이기도 하다.
이승엽 연구원은 “기존 시장에는 없는 나만의 제품을 만들어 신영역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한다. 블루오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꿈이다.

임경재 연구원은 “내 제품이 최고의 제품이 되어 어딜 가나 가는 곳마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서울우유는 지금도 최고의 유통력을 자랑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런 의미가 아닌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가져다 놓아라 아우성쳐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입사 4년차 막내인 이은경 연구원은 “주변에서 네가 개발한 제품이 무엇이냐고 하는데 아직까지 내 이름으로 나온 제품이 없었다”며 “앞으로 내가 개발한 제품이 나와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으면 한다”고 전한다.

송영민 연구원은 “내가 만든 제품을 먹으면서 이것은 서울우유 브랜드 제품이라고 머릿속에 남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고객의 마음속에 이미지를 심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그는 “기업은 고객을 속일 수 있으나 고객은 기업을 속이지 않는다”며 “좋은 제품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인터뷰 동안이나마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얼마나 큰 지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이들의 꿈이 이루어질 날이 머지않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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