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토종 브랜드 자신감을 갖자
외식 토종 브랜드 자신감을 갖자
  • 김병조
  • 승인 2007.04.20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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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언론의 사명 중에 으뜸은 국가이익의 추구다. 종합일간지나 공중파 방송 등 중앙 언론은 물론 본지와 같은 산업 전문지의 입장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필자는 신문을 제작하면서 편집방향을 정하거나 뉴스의 가치를 책정할 때 반드시 ‘국가이익 최우선’이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사명을 염두에 둔다.

이런 입장에서 필자는 그동안 국내 외식산업을 외국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국내 외식산업의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외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었다. 외국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 둘 다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측면은 우선 과도한 로열티 지급으로 인한 국부유출이다. 대표적인 수입 브랜드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54억원의 로열티를 챙겨갔다. 매출액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000년부터 7년간 4047억원의 매출을 올려 211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매출액 대비 연평균 5.35%에 해당한다. 패스트푸드 업체나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계 전반으로 따지면 연간 수백억 원의 국부가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하나의 부정적인 측면은 음식문화의 서구화다. 특히 외국에서 수입된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을 주요 타깃 고객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릴 때부터 서구 음식에 입맛을 들게 하는 폐단이 있다. 전통음식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과 배치되는 결과다.

반면 수입 브랜드가 국내 외식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굳이 꼽자면 선진화된 외식문화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일 것이다. 위생관리나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수입 브랜드의 기여가 적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따라서 수입 브랜드로 인한 이해득실을 수치로 따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외식업계에 외국 브랜드가 도입된 지 30여년, 본격화 된 지 20여년 만에 이제는 국내 자생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브랜드가 국내 외식산업 발전에 자극제가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듯하다. 외국 브랜드를 수입한 업체들이 막대한 로열티 지급으로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헛장사를 하고 있는 동안 자생 브랜드를 개발한 업체들의 경영성과가 돋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경우 CJ푸드빌이 개발한 자생 브랜드 빕스가 수입 브랜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바짝 추격하면서 1위 자리를 넘보고 있고, 썬앳푸드도 수입 브랜드 토니로마스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매드포갈릭이 회사 내의 주력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수입 브랜드 마르쉐를 운영하고 있는 아모제의 경우는 2003부터 적자 경영을 해오다가 자체 개발한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토마토’와 HMR ‘카페아모제’의 성공으로 지난해에는 마르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적으로는 흑자로 전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피자업계에서는 자생 브랜드 미스터피자가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등의 막강한 수입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월등한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해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으니 장족의 발전이다. 대표적인 한식 전문 기업 놀부와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제너시스BBQ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5월 일본에 처음으로 마스터프랜차이즈 수출계약을 체결한 이후 벌써 18개국에 BBQ치킨을 수출했다고 한다. 올 연말까지의 목표가 30개국에 수출하는 것이었는데 상반기 중에 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5월 몽골에서 첫 매장을 오픈하는 행사에는 몽골 대통령까지 참석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랑스럽다.

척박한 환경에서 야생초처럼 자라온 국내 외식업계가 이제는 어느 정도의 자생력이 길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자신감을 갖고 더욱 증진해서 국가이익에 크게 이바지하는 외식업계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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