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탁 학교급식 이대로 안된다
<사설>위탁 학교급식 이대로 안된다
  • 김병조
  • 승인 2005.11.2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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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을 위탁 운영하던 한 업체 사장이 급식비를 챙겨 도주해버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업체가 운영하던 서울시내 14개 학교에서는 급식이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다. 학교급식과 관련된 이같은 좋지 못한 소식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위탁급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어서 학교급식의 위탁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지적돼온 위탁급식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위생관리상의 문제로 인한 식중독 사고 다발, 저급 식재 사용에 따른 급식 품질의 불만 등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덕적, 기업윤리적인 문제까지 부각되고 있다.

학교급식은 교육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급식을 제공받는 학생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밥을 지어주던 업체 사장이 급식비를 챙겨 도망을 가버렸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상상해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교육은 현장교육, 체험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다. 그래서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아무리 윤리, 도덕을 강조하고 책임의식이 중요하다고 주입을 시킨들 학생들 급식이 어떻게 되던 무책임하게 돈이나 챙겨 도망 가버리는 업체 사장을 보고 있는데 교실 안에서의 이론교육이 무슨 효과를 발휘하겠는가.

학교급식에서 차지하는 위탁운영의 비중이 전체적으로는 18%선에 불과하지만 위탁운영을 허용치 않고 있는 초등학교를 제외한 중고등학교만 따지면 절반가까이 되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다뤄서는 안될 부분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640개 중고등학교 중에 직영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는 31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위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위탁급식 관련 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학교급식에서의 위탁운영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소 영세업체들이 대행해왔다. 비현실적인 급식단가로 수익성 자체가 낮은 편인데다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일부 업체는 학교급식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속을 들여다보면 적자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운영중인 경우도 없지 않다. 부실업체의 도산으로 급식중단 사태가 벌어질 경우 그 물적, 정신적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교육당국이 위탁급식 운영업체의 재정상태까지도 면밀히 따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제에 교육당국은 위탁운영 업체의 선정기준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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