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문가인데 누구 탓을 하랴
내가 전문가인데 누구 탓을 하랴
  • 관리자
  • 승인 2005.11.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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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한국국제생명과학회의 간담회에서 국가적 식품사고에 대비한 긴급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국국제생명과학회는 각 대학의 식품관련학과 교수와 식품업체의 연구담당자, 식품관련 연구소 관계자 등 식품에 관한 최고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불량만두소 파동에 이어 올해 기생충 김치 파동까지 매년 식품사고가 나라 전체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데 잘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위해를 끼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체없는 우려가 부풀려져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심지어 우리 식품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위해분석(Risk Analysis)부터 위해관리(Risk management), 위해정보전달(Risk Communication) 등 위해를 다루는데 총체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해가 있다고 인지되면 정말 무엇이 위해한 것인지, 그 위해가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위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발표해 버리는데 급급한 정부나 경찰, 시민단체들과 이를 여과없이, 아니 오히려 더 과장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이같은 문제의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한 참석자가 좌중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식품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연 전문가그룹들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작년 불량 만두소 파동이 일어났을 때, 올해 기생충 김치 파동이 일어났을 때, 소위 식품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침묵을 지키고 있었느냐고 질책했다.

그는 식품 전문가그룹이 식품사고가 났을 때, 특히 그것이 명확하게 위해한 것이 아닌 단지 위해 우려가 있을 때는 더더욱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나서서 뭔가를 하고, 시민단체가 경솔한 발표를 삼가고,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 것을 바라고만 있지 말고 먼저 나서서 올바른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목소리가 다른 곳이 아닌 식품전문가들의 모임에서 나온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자숙의 계기를 마련했으니 앞으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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