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한국식품연구원 김동수 원장
<특별 인터뷰> 한국식품연구원 김동수 원장
  • 김병조
  • 승인 2007.05.21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 신소재 신가공기술 연구, 실용화에 심혈"
한국식품연구원은 식품 기술개발에 관한한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연구기관이다. 올해로 창설 19년째를 맞이한 한식연이 최근 정부의 식품산업 육성 정책 강화와 맞물려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한식연의 역할이 막중해졌으며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일 제9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동수 신임 원장을 만나 한식연의 향후 운영방향과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대담=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 원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과 각오부터 한 말씀 해주시죠.

- 9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연구원이 설립된 지 올해로 19년째로 나름대로는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자부합니다만 부분적으로는 미흡한 점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식품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식품과 관련된 단순 기술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IT, BT, 나노기술들과 결합된 융합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FTA체결로 국제교역화 된 상황에서는 결국 핵심기술을 가진 쪽이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또 고령화 사회로 가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식품산업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기능성 식품과 위생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찾고 있고 외식시장도 급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원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 연구원이 그동안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겠지만 특별히 식품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가 있습니까.
- 미곡종합처리장 표준모델 개발과 청결위생 고춧가루 제조시스템 개발, 사과주스 제조기술 개발, 씻지 않는 쌀 제조시스템 개발, 과채류 선도 연장용 포장필름, 전통 된장, 청국장의 항암 효과, 순무의 간 경변 역제 효과 규명 등 우리 농수산물의 부가가치 제고와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조제분유의 사카자키균 위해평가기술 개발, 국내산 식품 중의 트랜스지방 함량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및 국민 1인당 1일 섭취 추정량 발표를 통해 국민 식생활의 안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 부분적으로는 미흡한 점도 적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미흡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저희 연구원의 고객은 국민과 정부, 그리고 산업체입니다. 그런데 연구원들이 그동안 고객중심의 연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전공분야 중심으로 연구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연구결과에 비해 실용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성과창출을 위한 고객만족도 제고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 하나는 연구 성과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 식품업체나 지방 업체의 경우 한식연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식품 관련 민간업체가 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고 연구원과 업체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 민간업체와의 연계 및 협력 강화를 위해 삼성테스코, 동원F&B, CJ 등과 MOU 체결을 통해 상호 공동연구와 기술지원, 기술정보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 식품업체 385개 사를 회원사로 유치해 한식연의 연구 성과와 특허, 최신 기술정보 등을 신속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세한 중소 식품업체 및 생산자단체에 대해 기술이전과 현장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지원 및 지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품산업계와 연계 강화를 위해 식품산업계의 현장애로기술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술지원과 현장인력에 대한 교육훈련 강화와 실험 지원, 연구원 장비 개방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 식품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구체화 되면서 한식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식연의 운영방향과 연구사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한식연의 역할은 식품분야의 공공적, 산업적, 과학기술적 가치를 지난 연구개발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하고 국가 과학기술과 식품산업 발전 및 농어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데 있습니다.
대내외 경영환경 및 식품산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구원의 운영방향을 연구기능의 전문화와 효율적인 연구조직의 재편, R&D 분야의 기획시스템 강화, 연구 재정 및 인프라 강화, 신뢰와 화합의 조직문화 구축으로 정했습니다.
연구사업은 식품 신소재 및 신가공기술 개발, X-syndrome 예방소재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 전통식품 세계화를 위한 기반기술 개발, 농수산식품의 신선유통체계 구축, 식품나노기술 개발, 안전식품 생산 및 관리를 위한 위해성분 검출, 평가 및 제어기술 개발, 그리고 식품산업분야의 국가 공공서비스 수행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연구조직이 소재중심과 기능중심의 경계가 불분명해 중복 연구를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차제에 기능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할 계획입니다.

▲ 원장님은 국내 식품산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며, 향후 전망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욕구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산업은 대부분 영세한 업체가 많아 현 시점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소비자의 건강지향적인 트렌드가 더욱 강해지면서 신선식품은 물론 가공식품에서도 웰빙 친환경적인 상품이 더욱 요구되고 고품위 전략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한국의 전통식품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김치를 비롯한 전통 발효식품이 세계시장에서 더 크게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식품의 원료 및 함량표시 등 식품표시제가 소비자 욕구에 맞게 크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아울러 식품산업에 있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식품이 시장형성을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고령화시대로 들어가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음식 메뉴와 새로운 마케팅이 탄생될 것입니다.

▲ 최근 국내 식품산업은 초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정체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며, 국내 식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 현재 우리 식품산업은 약 43조원의 생산액과 11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1990년 초 식품산업에서 창출한 부가가치는 약 7조원으로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의 10%를 차지했고 고용에 있어서도 제조업 전체 고용의 9.9%를 차지했으나 현재의 비중은 각각 5.1%와 8.8%로 감소했습니다. 전반적인 식품산업의 비중 축소는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에서 음식물비의 지출비중이 소득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대문입니다. 그러나 식품산업을 제조업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외식산업을 포함시키면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제조업부문으로서의 식품산업을 보다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혁신적인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순히 식품업체들이 모여 있는 산업 집적지가 아니라 우리 연구원이나 대학의 연구기능이 클러스터를 이끌어가는 브레인 역할을 하면서 개발된 기술을 산업체와 같이 실용화시켜 식품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식품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부문에서도 원천 기술과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도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식품산업의 직접적인 성장에 기여하지는 않지만 21세기 식품산업의 화두인 식품안전성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전통식품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웰빙 식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전통식품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세계인에게 알려진 품목을 브랜드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발효식품인 김치와 된장, 고추장, 전통주, 녹차, 비빔밥, 불고기 등 기능성이 우수한 우리식품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며, 외국인이 선호하는 식품으로 중점 개발하고 보급해서 세계적인 명품 음식으로 브랜드화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브랜드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일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전통식품과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반식품을 개발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 끝으로 식품업계 종사자들에게 특별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WTO 출범, FTA 체결 등 세계는 개방화와 기술경쟁의 가속화 등 무한경쟁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해 한국식품연구원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기술수준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냉철히 돌아보고 식품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연구개발에 매진하겠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항상 식품업계와 함께 하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 힘과 슬기를 모아 식품산업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도록 힘차게 나아갑시다.

김병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