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맛, 식문화 지키는 야심찬 파수꾼
전통의 맛, 식문화 지키는 야심찬 파수꾼
  • 관리자
  • 승인 2007.06.01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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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천 박진환 대표
대구ㆍ경북지역은 다른 지방에 비해 음식문화가 뒤쳐진 곳으로 알려져 왔다. 맛도 별로고 서비스도 그저 그렇고... 그런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저절로 생긴 현상이 아니다. 지역 특유의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향토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과 외식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총 60여개의 사업장에서 1일 평균 약 6만식을 책임지며 연간 매출 150억원을 일궈낸 단체급식 전문기업 (주)신천의 박진환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사업가이기 이전에 음식연구가이자 맛의 전도사다. 그가 대구ㆍ경북지역 음식문화 선진화의 주역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담=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 우수 식재료 사용 및 위생관리로 캐터링 사업에 모범

박 사장은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앞선 시스템으로 관련 업계를 주도해 나갈 능력을 지닌 진정한 리더다.

2002년 단체급식부문에서 한국 서비스 품질 우수기업 인증을 받는가 하면 지난해 급식사고이후 관심이 높아진 HACCP 인증도 이미 2002년도에 마쳐 두었다. 2005년에는 식품의약품 안전청장으로부터 전국 단체급식 위생관리 최우수업체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단체급식 위생관리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경영혁신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모든 일련의 수상내역들은 박 대표의 미래에 대한 안목과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특색있는 급식으로 주목을 받은 대구 성산고등학교 급식도 박 대표의 작품이다.

새싹비빔밥과 냉이된장국, 친환경 상추로 구성된 유기농 식단이 등장하는가 하면,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폼잡으며 먹는 양식코스도 마련했다. 학교의 특별한 날에는 특식이 제공되며 3학년 수험생을 위한 스태미나식 미니 뷔페도 연간 2차례 실시한다고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 먹는 횟수를 점검하지 않고, 급식지원 대상에서 빠진 저소득층 학생에겐 무료로 점심을 먹도록 하고 있어 귀감을 샀다. 1식 4찬을 기본으로 하고 유전자검사를 거친 한우, 인증마크를 획득한 친환경제품 등 꼼꼼한 품질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

박 대표는 외식사업에서는 전문성은 기본이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한다. 때문에 다양한 수상경력과 위생부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데 안주하지 않고 ISO22000을 통한 환경부분에 대한 인증도 시도하고 있다.

또 공산품 대리점, 냉동식품대리점, 김치OEM제조, 전처리 가공, 메뉴개발팀 운영, 조리개발팀 등을 운영해 식자재의 공장도 가격 공급과 맛의 균형 및 질의 향상에 힘쓰고 있다.


전국 음식지도를 그리다

요즘 박 대표는 전국의 음식지도를 그려 나가는데도 여념이 없다. 캐터링 및 프랜차이즈 사업활동으로도 바쁜 그는 본지를 비롯한 중앙일보, 영남일보 등의 음식칼럼리스트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본지에는 따로국밥, 영덕대게, 강원도의 콧등치기국수 등 76가지의 음식을 소개했다. 각 음식의 유래, 맛있게 먹는법, 관련 역사 등 다방면에서 음식의 맛 뿐만 아니라 의미도 부각시키고 있다.

이같은 박 대표의 음식이야기는 한데 묶으면 전국의 음식지도를 그리기에도 충분할 정도다. 아직 끝나지 않은 박 대표의 음식이야기는 마치 천일야화를 감상하듯 한 가지 음식이 소개되고 나면 다음 음식에 대한 소개가 기다려진다.

박 대표는 “내 칼럼에 소개된 음식들은 모두 직접 가서 시식해 보고 쓰여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래서인지 음식에 대한 열정으로 써 내려간 그의 칼럼은 항상 생기가 넘친다. 더 좋은 아이디어나 표현이 생각날 때마다 칼럼을 수정하는 통에 그의 비서는 칼럼 하나당 평균 17번은 수정하는 것 같다는 후일담을 전해오기도 했다.

대경음식포럼과 함께 대구·경북 전통음식문화 부활에 앞장

박 대표는 지난 4월 21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대경음식포럼에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 대구, 경북 지역 고유 음식의 보존 및 개발에 앞장서 대경음식포럼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지목된 것.

이에 박 대표는 식품제조업 관계자 및 학계, 언론계 인사 200여명과 함께 대경음식포럼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사라져 가는 수 많은 전통음식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이용가치를 높여나가는 작업이야 말로 올바른 먹을거리 문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박 대표는 대경음식포럼을 통해“대구·경북의 지역별 전통음식을 발굴, 육성해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며, 음식만이 아닌 그 속의 문화도 함께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토음식의 현대화 및 메뉴개발, 음식문화의 개선사업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대경음식포럼은 최근 대구의 전통음식인 따로국밥에 대한 영양학적 분석과 태동 배경을 연구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따로국밥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따로국밥의 역사 찾기와 전국 전파경로, 타 지역 국밥과의 차이점, 성분 등에 대한 정밀한 조사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박 대표가 나서서 추진 해야할 일은 수도 없이 많다. 대경음식포럼을 통한‘국' 박물관 건립과 전국 '국' 박람회 개최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

대구 따로국밥, 상주 추어탕, 이문 설렁탕, 나주 곰탕, 전주 콩나물국, 청주와 청송의 올갱이탕, 부산 돼지국밥 등 전국의 대표적 국과 탕의 정보를 이곳에서 집약해 보여주고 동시에 대구 음식 자랑도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식당 검증 시스템을 구축, 시·도민들이 속지 않고 좋은 음식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정보제공 창구로서의 역할과 함께 대경음식포럼 추천 맛집을 선정할 계획도 있다. 우선 대구 지하철 1·2호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맛있는 식당을 찾은 뒤 가이드북을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대구시와 연계, 식당들 위생 및 청결 상태를 점검하는 사업과 즉석요리 경연대회, 향토음식 개발과 보존, 원조식당의 목록 작성과 순방, 온라인 상담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박진환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호텔관광경영을 다시공부하고 외식업계에 뛰어들었다. 1990년도에 지금의 회사를 설립해, 현재 단체급식, 캐터링, 프랜차이즈 사업체인 (주)신천과 식자재물류유통을 담당하는 (주)신천 캐터링서비스의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노동부지정 요리직업전문학교 이사장으로도 재직중이다.
▶ TBC(대구방송국) 김태영 기자
박진환, 그는 누구인가?

음식과 찰떡궁합 ... '고향의 참맛' 메신저
맛있는 음식, 축제찾아 전국, 세계로 어디든 발길
음식학교 설립 '꿈' 이루길...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곳은 대구의 명소라고 할 수 있는 음식거리, 바로 들안길이다. 왠지 음식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첫인상,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는 점점 음식과 찰떡궁합이었다.

음식 축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는 박진환 사장.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홍콩까지..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그는 "김기자, 나하고 어디 좀 가세"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를 데리고 골목 이곳저곳을 헤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우리는 자그마한 포장마차에 도착했고 박사장은 대뜸 "아줌마, 이것 저것 골고루 좀 주세요"하고 주문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멀뚱멀뚱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러 우리 앞에는 정말 이것저것 푸짐하게 접시가 놓였고, 박사장은 "김기자, 맛보게나" 하며 음식 그릇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음식 맛을 음미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박사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줌마, 순대는 어디서 사와요? 떡볶이는 뭘로 이런 맛을 내나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박사장은, 아줌마를 놓아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질문을 늘어놓았다. 역시 음식에 관해서는 궁금한 게 끝도 없는 모양이었다.

박사장은 고급 호텔의 값비싼 요리부터 길거리 포장마차의 요리까지... 음식이라면 한가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지금도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는 미식가 중의 미식가다.

한번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한 식당에 들어갔다가 박사장이 쓴 '별난 맛 별난 집'이란 기사가 걸려있는 걸 보았다. 그런데 박사장이 직접 쓴 음식에 관한 기사가 걸려있는 곳만 해도 무려 150군데가 넘는다고 하니, 음식에 대한 그의 특별한 사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아닐까?

박사장은 요즘 경상도의 참맛을 찾기 위해 뛰어다닌다고 한다. 우리의 맛이 이렇게 계속해서 변함 없이 이어질 수 있는 것도 박사장 같은 사람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감히 말하고 싶다 박사장 같은 사람이 있기에 우리 고향의 맛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 있고,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다고.
그는 언젠가 나에게 음식학교를 만드는 게 자신의 자그마한 소망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부디 그의 꿈이 꼭 이루어질 수 있길 바란다.


정리 = 이성민 기자 minfood@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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