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강주훈 이사
60년 동안 장류를 생산, 이를 기반으로 발효식품 명가를 꿈꾸고 있는 샘표식품의 강주훈 이사는 대기업들이 전통식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로 원료 수급문제를 꼽았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콩의 90%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장류의 원료로 공급되는 콩은 거의 100% 수입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내산 콩이 3~4배나 비싼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기업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산 콩은 생산이 불안정해 수급에 연속성이 없어 원료의 구매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FTA협정 체결로 이제는 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직접 수입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이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이 되지도 않는 콩을 원료로 장류를 대량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전통의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제조 방식이 대량생산체제에 접목이 어려운 실정으로 이와 관련해 식품개발연구원 등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각종 연구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며 “현재 간장의 코덱스 인증을 일본이 주도, 이미 인삼은 일본이 종주국으로 세계적으로 진생이라 부르지 인삼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간장도 소이소스로 불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일본에는 연구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의 홍보에서도 뒤쳐져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류는 불고기나 비빔밥 같이 그 자체가 요리인 것과 달리 음식문화의 한 부분으로 외국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일본의 경우 스시를 세계인의 웰빙 음식으로 부각하면서 함께 먹는 소스의 개념으로 간장을 홍보해 유럽,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도 공장을 몇 개씩 세울 정도라고.
그는 “기술력과 자금력이 센 일본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고유의 식품을 세계의 식품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갖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리 음식을 홍보해 나가면 어느 정도 만회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해법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전통식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소비자가 전통식품에 대한 인증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통식품을 만들었을 때 과연 그만큼의 홍보가 제대로 되는 지에 대해서도 강 이사는 의구심을 품었다.
이에 그는 “60~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소규모 장류 업체들이 많은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국가에서 돈이 좀 들더라도 ‘장인정신’을 갖고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업체에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며 “무형문화재 제도 등을 적극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강 이사는 “아직은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대기업들도 웰빙 컨셉 등으로 명품 장류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며 “정부는 소규모의 전통 장류 업체를 지원하며, 대기업의 장류와 공존하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학계나 연구소에서는 전통장류의 산업화 가능성을 열고 장류 종주국의 위상을 떨칠수록 연구를 지속해야할 것이며 업계는 전통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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