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의 역사가 국내 유업계의 역사이다 보니 70주년을 맞는 서울우유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각종 인터뷰와 취재 요청 등으로 서울우유 홍보팀은 소위 화장실 갈 시간조차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한다. 기자가 지난 3일 서울우유를 취재차 찾았을 때도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유업체의 선도업체로 가장 먼저 콜드시스템을 완비하고, 또 가장 먼저 전 품목의 HACCP 인증을 받았으며, ERP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그 흔한 에어컨 한 대 켜지 않고 곳곳에 선풍기를 놓고 근무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기요금을 모아봐야 그게 얼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요즘 같은 때 회사의 돈을 내 돈처럼 아끼는 직원이 몇이나 될까?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요즘 아날로그 방식은 다소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디지털 방식과는 달리 정이 있고 따뜻함이 큰 힘으로 작용한다.
서울우유는 지난 2000년 8126억원, 2001년 8671억원, 2002년 8850억원, 2003년 9164억원, 2004년 9667억원, 2005년 1조 173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 77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은 2000년 2억원, 2001년 27억원, 2002년 33억원, 2003년 18억원, 2004년 32억원, 2005년 42억원, 2006년 29억원 등으로 기업의 이익보다는 재투자 등에 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도 시설 재투자에만 400억원을 썼을 만큼 영업이익이 생기면 낙농사의 시설 개선과 제품의 품질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유업계에서 누구보다 가장 먼저 우유 1㎖ 당 세균 수 3만 마리 미만의 1등급 A원유로 제품을 생산하며 총 생산량의 1/4을 돈이 얼마 남지 않는 학교급식과 군대급식에 납품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이라는 특성 상 의사결정이 빨리 이뤄지지 못해 다른 유업체들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지만 조합원들과 또 소비자를 위한 경영을 하는 것이 바로 창사 이래 70년 동안 한 결 같이 유업계 1위를 하는 서울우유의 저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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