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프로골퍼 최경주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AT&T내셔널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참으로 멋진 말이다. 나는 그가 마스터스 대회에서도 우승을 해서 역대 우승자들에게 청국장을 먹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또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
그 장면을 미리 한번 상상을 해보자. 생전 처음 보는 희한한 음식에 냄새까지 고약하니 세계적인 골프 거장들은 당연히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마스터스 우승자가 지정한 음식이니 어느 정도의 관심과 호기심도 생길 것이다. 그 때 최경주가 일어나 이렇게 말한다.
“이 음식은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 ‘청국장’입니다. 2006년 미국의 저명 잡지인 헬스(Health)지에서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 김치와 콩 발효식품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 앞에 놓여 있는 이 음식이 바로 콩을 발효해 만든 음식입니다. 이 청국장은 발효가 진행되면서 우리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이소플라본류 다이드제인과 제니스테인, 글리시테인 등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청국장이 발효함에 따라 증가하는 이러한 발효산물은 인슐린 분비촉진과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에 중요한 베타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예방에 매우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몸에 아주 좋은 음식이니 마음껏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제가 마스터스 대회 우승의 비결도 바로 이 청국장 때문입니다.”
자리에 참석한 골프 스타들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최경주가 외국 선수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특별히 냄새가 더 나게 요리를 했지만 그래도 처음 맛보는 사람에겐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도 선수들은 세계적인 스타 최경주가 먹이는 음식이기에 먹기 시작한다.
더구나 마스터스 우승의 비결이 청국장 때문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쯤 되면 스포츠 신문들은 ‘최경주 마스터스 우승비결은 청국장’ 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낼만도 할 것이다. 더불어 방송들은 최경주의 인사말 내용 소개와 함께 세계적인 골퍼들이 한국의 전통음식 청국장을 먹는 장면을 화면에 담을 만도 하다.
최경주가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월드 스타가 되면 최경주와 관련된 모든 것이 관심거리가 될 것이고, 그 중 최경주가 좋아하는 음식 청국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자세한 소개가 이어질 것이다. 최경주로 인해 청국장은 졸지에 세계인들에게 건강식품으로 전파된다. 당뇨 환자가 많은 미국인들은 당뇨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청국장을 애써 찾아 먹어보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최경주 효과이며, 스타 마케팅의 표본이다. 정부가 우리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만큼 큰 효과를 내는 홍보 방법은 없을 것이다. 최경주 선수의 모자에 새겨진 ‘나이키’ 로고 대신 ‘김치’ 로고를 새겨 넣어 우리의 대표적인 식품 김치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축구선수 박지성에게 한 골을 넣을 때마다 1억원을 주기로 하고 대신 골 세리모니를 할 때 유니폼을 걷어 올리면 ‘Best Healthy Food, Korean Kimchi’라는 문구가 보이게 하는 것은 또 어떨까. 나아가 ‘김치 골프 대회’ ‘청국장 바둑대회’ ‘인삼 축구대회’ 등 우리의 전통음식과 식품의 이름을 건 국제행사를 만드는 것도 역발상적인 홍보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기업들은 그런 방식의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정부라고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최경주가 마스터스 대회 우승 후 청국장 파티를 열 것에 대비해 빨리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청국장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경주 선수를 극진히 대접해서 앞에서 필자가 가상으로 적었지만 실제 최경주가 청국장에 대해 멋지게 소개할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해 제공해야 할 것이다. 최경주의 마스터스 대회 우승과 청국장 파티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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