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플랜트엔지니어링 장회식 차장
식품기기 제조업계에는 너도나도 남의 기술을 모방하는 사례가 백태다. 그 만큼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업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산플랜트엔지니어링(대표 최병국, 이하 대산)은 지난해 물속에서 칼로 깎는 감자 박피기를 개발해 관심을 모았다.2004년 감자박피기 개발 단계부터 대산과 함께한 장회식 차장은 이제 감자에 대해서라면 감자박피기 뿐 아니라 생산, 보관 등 전 과정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전문가가 됐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는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한편 기술력이라는 지적 재산권을 스스로 보호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 대산의 물속에서 칼로 깎는 감자 박피기는 특허등록 3건, 실용신안 5건, 의장등록 10건을 받아 두었다. 모방 가능성이 있는 기술부분에 대해 법적 제재 조치를 미리 만들어 둔 것. 특히 대산은 물에서 칼로 감자를 깎는 기술이 세계적으로도 유일함을 감안해 올 초에는 40개국에서 특허 출원을 받아 두었다.
장 차장은 "국내 농산물가공기술 및 식품기계분야의 업체 대부분이 일본이나 미국, 독일 등의 기술을 모방해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내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해 해외에서도 신기술로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 대산의 감자박피기는 업계의 입소문을 타면서 식재유통회사, 단체급식소는 물론 감자탕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외에 장 차장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감자박피기의 A/S 요청이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 제품이 결함없이 잘 돌아간다는 점은 자랑할만 하지만 식품 제조업체의 부수입인 A/S나 소모품 매출을 올리기는 어렵게 됐다.
그러나 장 차장은 "감자의 경우 현재 전체 물량의 약 20~25%만이 전처리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며 "개척할 만한 절대파이가 아직 많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대산에 근무하기 전까지 식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대산 최병국 사장님과 인연을 맺어 감자박피기 개발과 시험에 참여하고 지금에까지 온 것을 돌이켜보면 꿈같기도 하다고.
이제 전처리 기기 시장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낼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진 그가 펼쳐나갈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이성민 기자 min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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