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육류시장 판도 변화 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육류시장 판도 변화 예고
  • 관리자
  • 승인 2007.07.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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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가 육류업계 및 외식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지난 2003년 12월 워싱턴주의 한 농장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젖소가 발견되면서 국내에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가 3년 반 만에 다시 수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우리 쇠고기 시장과 외식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일부 농민단체와 시민단체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국내 한우 산업의 피해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반대하고 있지만, 식품·외식업계는 이를 반기고 있다.

쇠고기 시장 확대와 가격 안정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본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가 우리 육류 시장과 외식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분석해 보고 향후 시장을 전망해 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식품·외식업계가 거는 기대는 쇠고기 시장 확대다. 실제로 연간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을 보면 2002년 8.5㎏, 2003년 8.1kg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금지된 2004년 6.8㎏으로 급격하게 낮아져 2006년까지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쇠고기 수입량도 2002년 316만t, 2003년 326만t을 유지하다 2004년 160만t으로 추락했고 그 후 2006년까지 210만t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외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쇠고기 전문점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아직까지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대신해 한우나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우의 경우 가격적인 부담이 2배 이상으로 상당하고, 호주산은 미국산에 비해 육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소비자들 역시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더 소비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상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인해 반전될 것이란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올해 당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 수입 재개된 것이 아니고 특히 뼈 있는 부위(갈비)의 수입 허용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쇠고기 수입량이나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내년부터는 쇠고기 수입량과 시장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2009~2010년까지는 2003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고 2010년 이후에는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이 일본 수준인 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미국산이 들어오면 한우와 타 수입산 쇠고기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를 하는데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시장 규모 자체가 커져서 모든 쇠고기 시장이 상생 발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쇠고기 시장의 확대에 대한 기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쇠고기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으로부터 시작된다. 국내 쇠고기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높은 수준을 형성해 왔다. 외식 시장에서는 소갈비가 1인분에 보통 2만5000~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웬만한 소비자들이 쉽게 먹을 수 없는 가격대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한우 및 호주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따라서 미국산이 수입되면 쇠고기 가격이 15~2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는 당연히 증가할 것이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적인 물량 공급으로 식품·외식업계의 쇠고기 관련 사업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나 호주산에 비해 물량 자체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식품·외식업체들이 원하는 부위를 균일한 품질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식품이나 메뉴 개발이 가능해진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던 것은 아니다. 지난 4월부터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그동안 검역 문제로 수차례 반송되면서 수입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광우병의 우려가 완전히 제거된 것이 아니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식품·외식업체들 역시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사용을 꺼려하고 있었다. 실제로 고급 쇠고기 구이점과 패밀리 레스토랑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생길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부터 롯데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이같은 상황이 반전됐다. 롯데마트의 성과에 따라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예상과 달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외식업체들 역시 예상치 못했던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적잖이 놀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사용 시점을 앞당길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사용을 주저했는데 이 정도 분위기면 당장에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외식업소의 인식도 당연히 바뀔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 업계는 차별화로 시장을 방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우업계는 수입산 쇠고기와 차별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고, 호주산은 ‘호주청정우’의 안전성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이승현 기자, 장유진 기자, 이시종 기자, 이성민 기자 dream@foodbank.co.kr



수입 쇠고기 시장 전망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로 수입 쇠고기 시장에는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시장 상황이 2003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인가’와 ‘그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가’이다. 2003년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70%정도를 점유하며 절대강자로 자리 잡고 있던 시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 이후 호주는 청정지역과 안전성을 내세워 우리나라 수입 쇠고기 시장을 점차 차지하면서 2003년 21%에서 올해는 75%까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밖에 뉴질랜드산이 2004년부터 20% 대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일파만파’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른 수입산에 비해 품질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우리 한우의 사육방식과 동일하게 곡물비육을 하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특히 마블링이 풍부한 특징이 있다. 따라서 우리 소비자들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진다. 이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목초사육 비중이 높은 호주산에 비해 미국산을 선호하는 이유다.

또한 사육, 도축, 가공 등의 과정이 시스템화돼 있어 품질이 균일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대량생산 시스템과 철저한 등급판정 시스템이 합쳐지면서 품질의 균일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은 총 사육두수 1억만두, 연간 소 도축두수 3300만두로 세계 최대의 쇠고기 생산국가다. 이 중 우리나라로 수출되는 제품은 미국의 쇠고기 등급 중 상위 2개 등급인 프라임과 초이스급이 9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성이란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광우병 파동 이후 수입이 재개되기 까지 안전성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아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뼈 없는 부위에 이어 뼈 있는 부위의 수입 허용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공인이 됐기 때문에 수입이 허용된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 탓에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풀어나가겠지만 안전성에 대해 특별히 홍보활동을 펼치기보다 소비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 뼈 있는 부위 수입 재개가 관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계는 가능한 빨리 2003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관건은 뼈 있는 부위 즉 갈비의 수입 허용 시점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이 재개된 4~6월까지 1500t 가량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모두 항공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아직까지 수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배편을 통해 대량으로 물량이 들어오는 8월 중순~9월 초순경이 돼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단지 롯데마트에서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긍정적이란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는 5만t 정도로 예측된다. 이는 2003년 한해 수입됐던 22만t에 비해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같이 수입량이 적은 이유는 갈비 부위의 수입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004년 이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 중 갈비의 비중이 50%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갈비의 수입 여부에 따라 수입량이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측된다. 외식업소들 역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갈비의 수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축산유통연구소 정규성 소장은 “미국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인해 빠르면 9월 중에 갈비가 수입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갈비 수입의 본격화는 10월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 호주산 등 시장 방어에 주력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서 빠져 있는 동안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인해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점유율 70%를 상회하며 ‘사자 없는 곳에 여우’ 역할을 해 왔던 호주산 쇠고기는 안전성을 내세워 미국산의 공세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호주는 세계적인 청정 지역으로, 섬나라라는 지리적인 특성 덕분에 외래 질병으로부터 차단되고 있고 가축 검역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호주산 쇠고기를 ‘호주청정우’란 브랜드로 알리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다. 앞으로도 안전성으로 미국산과 차별화를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양과 맛 측면에서도 호주청정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식회와 요리교실 등을 늘려나가고 호주청정우의 영양과 관련된 연구, 세미나 등도 활발히 개최할 예정이다.

호주축산공사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더라도 호주산이 40~5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쇠고기 시장 전체가 확대될 것을 고려하면 매출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우업계 영향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서 한우업계가 가장 우려한 것은 한우소비의 감소와 가격하락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물량과 가격공세 속에서 한우시장은 현재의 40%에서 15~20% 범위 내에서 하락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 15년간 연평균 1811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예상 피해액의 최소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위생 및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강화되고 원산지표시제 및 생산이력추적시스템 등의 생산·유통경로 투명화에 대한 노력이 요구되면서 한우업계는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이에 한우업계는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극대화와 독자적인 시장영역 구축

한우업계는 소비를 촉진시키고 새로운 시장개척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 10여년간 관련 브랜드 육성에 힘을 기울여 왔다. 한우 브랜드 육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한우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한우시장을 유지·확대시켜 나가기 위해 필요한 대안 중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건국대 축산과 한성일 교수는 "브랜드만이 수입쇠고기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는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하지만 수백여 브랜드 중 소비자가 인지하는 것은 횡성한우 등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통폐합과 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 브랜드별 소비자 인지도 상승효과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한우의 가격대는 수입산 쇠고기에 비해 2~2.5배 수준으로 책정하는 가격전략을 수반시켜 수입쇠고기와는 차별된 독자적인 한우소비시장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2006년 농림부에서 조사한 축산물 브랜드 현황조사에서 한우브랜드는 228개로 집계됐다. 이 중 자가 및 계약생산 등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186개며 나머지 42개는 생산기반없이 매입해 가공 및 판매하는 브랜드다. 전체 한우 사육두수는 전국에 184만3000두며 이 중 브랜드 경영체에서 사육되는 비중은 약 32.2%에 해당한다.

○ 소비자 중심의 홍보, 마케팅 강화

소비자들이 국산 농수축산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입산에 비해 우수한 제품이라고 평가해 주던 시대는 지났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수준과 의식구조가 높아진 것. 요즘 소비자들은 국산과 수입산을 떠나 품질과 가격 등을 비교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줄 아는 시대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우 생산농가의 핵심 정책에는 '소비자'는 없고 생산기반 중심의 '품질향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우브랜드 사업은 '가격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었다는 극단적인 소비자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김연화 원장은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에 비해 더욱 신선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홍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은 홍보에는 부위별 먹는 방법에 대한 소비자 교육 등이 있고 한우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구매도 가능한 관련 센터를 건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입산 쇠고기 업체들의 경우 마케팅 및 홍보전에서 국내 한우 브랜드 보다 훨씬 더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게 대부분의 한우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일례로 지난 00일 국내 대형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롯데마트의 윤병수 MD는 "삼겹살과 비슷한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 등심이 판매됐지만 롯데마트는 남는 장사를 했다"며 "이는 미국육류수출협회 측에서 쇠고기 판매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 전부를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우시장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부분육 시장을 활성화 시키자는 방안도 있다.부분육 사업은 시장 확대를 통해 신규시장 진출에 용이하고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축산물 관련 컨설팅 업체인 지엠디커뮤니케이션은 부분육사업을 판매경로별로 세분화해 시장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는 지육형태의 납품일 경우 3~5%의 마진만이 가능하지만 부분육 납품의 경우 부위별 평균 10% 이상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우전문식당 및 고급레스토랑은 한우 부위 중 등심, 안심, 채끝의 주요 판매처로 15%이상의 높은 마진률 책정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전국한우협회의 100% 한우만을 판매하는 음식점을 위한 한우판매점인증제와 식육 원산지표시제의 시행 등으로 한우의 부정유통을 막는 제도적 장치들도 마련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시장 전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놓고 외식업계는 소비자 불신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산 쇠고기 메뉴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쉬쉬하고 있지만 가정의 식탁에 미산 쇠고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유통이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되는 연말정도에는 미산 쇠고기 메뉴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식업계 호주산 바꾸기 쉽지 않다

국내 주요 레스토랑에서는 국산 한우 전문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업계에서 호주산 쇠고기는 안정된 공급망과 1kg를 기준으로 갈비의 경우 5000~2만4000원, 갈비살 1만~2만원, 빽립 5000~8000원 등의 저가, 청정우라는 장점으로 광우병 파동이후 미산육 대체재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으로 인해 국내 수입육 시장의 점유율 75%(2007년 5월 기준)를 차지하면서 물량 공급의 부족 현상이 발생, 2005년 후반부터 가격이 2배 정도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외식업계측은 미산육의 개방이 전체 쇠고기 시장의 가격 하락을 일으킬 것이라는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정작 미산육 사용 여부는 아직 조심스러운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수입 쇠고기의 경우 호주산(75%), 뉴질랜드(24%), 기타(1%)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물량 공급 및 인지도 면에서 아직까지 호주산을 대신할 만한 쇠고기가 없는 만큼 호주산 수입육 교체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정작 기대했던 미산육의 가격이 갈비살 부분의 미공급과 항공기 공수를 통한 가격의 인상의 여파 등으로 가격이 호주산과 비슷한 수준에 공급되자 호주산 사용의 애호를 더욱 높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미산육의 안전성이 아직 불안한 만큼 쉽사리 공급처를 바꾸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을 비롯한 기업형 외식업체 관계자들은 2003년 광우병 파동 이후 호주산 청정우의 안전성을 내세워 영업을 했던 만큼 미산 쇠고기 메뉴 출시에 대해 현재까지는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메뉴 출시 연말 정도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미산 쇠고기가 당초 예상을 깨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외식업체들은 계획을 수정해 메뉴 출시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업체 관계자는 “현재 미산 쇠고기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미 노하우는 충분한 만큼 메뉴 출시는 어렵지 않지만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업체들 간에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미산 쇠고기는 뼈가 없는 살코기 부위인 목심, 등심, 안심, 우둔, 부챗살, 꽃 갈비살, 늑간살 등만이 공급되고 있지만 이르면 9월안에 미국산 쇠고기가 전면 개방될 전망인 만큼 빠른 시일 안에 메뉴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 업체 관계자는 “미산 쇠고기의 인식이 좋지 않지만 상품의 매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업계가 잘 알고 있다”며 “처음 시작을 한 업체의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호탄이 터지면 미산 쇠고기 메뉴의 프로모션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C 업체 관계자는 “일부 굵직한 브랜드에서 올 연말 메뉴 출시를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미국산의 경우 수급계약이 늦어도 3개월 전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큰 변동사항이 없다면 메뉴 출시 여부는 10월 정도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계 측은 이르면 올해 연말 안에는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메뉴 출시가 이뤄져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미국산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측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불식되거나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지는 시점 전 까지는 메뉴 출시 본격화는 아니더라고 선택 메뉴나 프로모션 메뉴 위주로 판매하는 조심스러운 영업전략을 보일 것”이라며 “프로모션이라고 해도 대형 업체에서 판매가 시작된다면 경쟁사들의 참여로 미국산 쇠고기 메뉴는 급속도로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미국산 쇠고기의 1kg 도매가격은 진갈비 (초이스급) 2만5000원~2만6000원, (셀렉트급) 2만2000원~2만3000원, 갈비본살 (셀렉트급)1만2000원~1만3000원 가량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시장 전망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정체돼 있던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은 쇠고기 전문점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기대에 따라 붐을 이뤘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식품외식업계에서 쇠고기의 전체 시장규모는 약 2조원, 그중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쇠고기 전문점 브랜드의 수는 약 20여개로 추정된다. 군소 브랜드까지 합치면 약 40여개의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성황을 이루고 있는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들에 대해 살펴봤다.

●쇠고기 전문점 다시 뜬다

쇠고기 전문점들은 지난해 초 폭발적인 붐을 이루다가 금세 수그러든 바 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수입 물품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막히자 한우, 호주산, 뉴질랜드산 등 수입쇠고기 가격이 상승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몇몇 업체들은 물류를 확보했지만 떨어지는 품질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도태되기도 했다. 따라서 초창기 40여개에 달했던 쇠고기 전문 브랜드들은 몇 달 사이에 절반가까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때까지 쇠고기 전문점 시장은 몇몇 업체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 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시장에 쇠고기 전문점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쇠고기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여파로 한우, 호주산 쇠고기들의 가격 하락이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호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전체 육류시장의 가격대가 약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전문연구기관 GSnJ가 23일 발표한 ‘한미FTA 해부: 돼지고기 보고서’에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값이 지금보다 30%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으로 미뤄 짐작할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쇠고기 전문점의 호황은 당연한 결과다. 아직 미국산 쇠고기가 외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인한 프랜차이즈 시장의 쇠고기 전문점 붐은 이제 시작이다.

●외식시장에 쇠고기가 대세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몇 유통업체들이 많은 비판 속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한 것은 소비자들의 호응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이는 외식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식시장의 쇠고기 판매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50% 정도 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후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

외식시장에서의 쇠고기 판매의 약진은 저가 쇠고기 전문점들의 선전에서 비롯됐다. 이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1인분에 6000~8000원 하는 중저가 쇠고기 전문점들이다. 각 업체들은 특화된 양념을 활용한 방법, 허브 쇠고기 등 컨셉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이 업체들은 대부분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가격 거품을 없앤 한우 전문점과 정육점형 한우 식당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중저가로 분류되는 브랜드는 약 20여개 정도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 업종에서 인지도를 얻었던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마저 쇠고기 전문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행복추풍령감자탕&묵은지로 35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행복추풍령은 최근 저가 쇠고기 전문 브랜드 ‘소가미소’를 런칭했고 원할머니보쌈으로 알려진 원앤원(주)도 중가 쇠고기 전문점 ‘별난소문’ 1호점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기존 식당들은 쇠고기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외식 시장에서는 ‘쇠고기 대세론’이 일고 있다.

●중저가 위주의 과당경쟁 양상 우려

모처럼 프랜차이즈 시장이 활기를 띄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바는 바로 ‘과당경쟁으로 인한 공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비슷한 컨셉의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고 이들이 차별화가 아닌 가격경쟁에 주력한다면 ‘제살 깎아먹기 식 출혈 경쟁’으로 공멸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저렴한 창업비용을 내세운 저가 전략으로 임대료가 높은 유력상권에 진입하기가 어렵고 마진율도 낮아 임대료가 높은 지역에서는 수지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좁은 공간에서의 회전율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쇠고기 전문점은 다시 광우병 파동이 오면 전멸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삼겹살 등 대체 메뉴를 접목해 판매 전략을 세우는 등 위험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인터뷰

이재우 (주)이티앤제우스 사장


"한우, 맛과 고품질로 차별화 해야"

공급, 유통망 개선이 선결과제

저가 메뉴 등 다양한 마케팅 필요


‘불고기브라더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우 (주)이티앤제우스 사장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기타 수입육 사용을 두고 업체를 탓하기 전에 한우의 경쟁력을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우 사장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등급은 초이스급과 프라임급 두가지 종류인데 이들 한우의 등급을 한우로 보면 1+, 1++ 등급에 해당한다.

미국산의 경우 사육두수가 연간 1억만두에 달하며 이들 중에서 초이스급은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의 안정화를 모색하기 좋다. 이에 반해 한우의 사육두수는 연간 184만두로 이중에서도 1+와 1++급은 더욱 그 수가 줄어든다. 이조차 공급유통망이 대부분 대형마트용으로 생산돼 매장용 제품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고급육 중심으로 출시돼 사실상 시장에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가격 또한 미산 쇠고기 초이스급의 경우 진갈비 1kg당 2만5000~2만6000원, 호주산 2만4000원 수준을 보이는데 반해 한우의 경우 동급의 품질을 얻기 위
해서는 6만원 이상을 주고 구입을 해야 하는 만큼 가격부담이 크다.

이재우 사장은 “한우의 맛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들 또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섭취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며 “한우의 공급과 유통망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불고기 브라더스의 경우도 한우 메뉴를 포함할 것을 검토했지만 10년 안에 10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지를 밝히자 납품업체들이 먼저 공급량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며 “결국 한우 고기는 일부 층들을 겨냥한 고급 매장 메뉴로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산육 개방에 따라 쇠고기 관련 시장 자체가 성장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한우 역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우 사장은 “현재 불고기브라더스 런칭 이후 삼원가든 등에서도 한식 바비큐 패밀리레스토랑들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쇠고기 시장의 활성화는 한우 시장 자체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한우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은 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측면에서 더욱 강조된다”며 “한우의 경쟁력은 바로 맛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근 불고기브라더스의 ‘불고기 런치세트 9900원’ 출시 또한 쇠고기의 전반적인 가격 인하를 예측하고 고객에게 먼저 저가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 이라며 “한우 역시 고급 구이메뉴에 국한되지 말고 부위육을 활용한 저가의 쇠고기 메뉴 등 다양한 마케팅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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