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상권이라는 명동, 강남역, 종로, 신촌 등 주요상권의 임대료는 물론이고 조금 떨어졌다 싶은 지역의 상권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대형점포가 입점할만 한 신축 대형빌딩의 임대료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강남역 중심상권에서 1층 실평수 60여평 규모의 점포를 얻기 위해서는 평균 보증금 2~3억원에 월세 1500만원은 지불할 각오를 해야 한다. 임대보증금과 월세는 그렇다치고 권리금은 평당 1000만~1500만원은 기본이 되고 말았다.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된 대형빌딩의 2~3층 500여평 규모라면 월세가 7000만~80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임대 관리비와 주차비용을 감안한다면 월 지급액은 1억원을 육박하게 된다.
이처럼 엄청난 임대료를 지불하면서도 적당한 점포를 구할 수가 없다. 과연 이런 임대 조건으로도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상권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부산 해운대지역에 새롭게 부상하는 상권을 돌아 볼 기회가 있었다. 2~3년전만해도 한화콘도만이 외롭게 우뚝 솟아 있던 그 지역이다. 그런데 2~3년전부터 대형빌딩이 들어서기 시작하자 삽시간에 빌딩 숲을 이루는가 하면 부산의 새로운 상권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온통 빌딩 숲에 건물마다 3~4층은 당연히 상가가 형성되어 분양 혹은 임대광고가 지천이다.
광안대교의 개통으로 교통이 원활해지고 바닷가를 접하고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하겠다. 또 주변에 고층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부산의 상류층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도 상권이 부상하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임대료이다. 실평 수 100여평을 임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월 임대료 2000만~3000만원은 기본이다. 임대료도 임대료지만 과연 이 지역 상권에서 이 많은 점포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가 하는 점에서는 도저히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더우기 국내 외식업계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임대료는 끝간데 없이 수직상승하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최근 수년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부동산 가격에 수직상승한 각종 세금, 국토 균형발전계획에 따라 토지 수용자금으로 시중에 풀려난 엄청난 자금, 그리고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자금 등이 한데 뒤 섞여 임대료만 올려놓은 형국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신촌에서 자가건물을 가지고 수 십년간 영업을 하는 J사장은 ‘모두가 미쳤다’는 표현으로 최근의 임대료의 부적합성을 지적한다. 전국의 임대료가 언제까지 이처럼 미쳐서 돌아갈지 걱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상황이 쉽사리 꺽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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