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충전, 외식인의 가치 있는 여름휴가 보내기
에너지 충전, 외식인의 가치 있는 여름휴가 보내기
  • 관리자
  • 승인 2007.08.0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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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만나면 첫인사가 '여름휴가계획은 어떻게 되세요'가 정해진 인사처럼 되어버렸다. 금주가 국가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는 광복절이 공휴일로 되어 있는데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에너지 충전을 위한 황금 같은 휴가를 계획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여름휴가 계획을 얘기하며 들떠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휴가계획을 들어보면 산으로 바다로 자연을 벗삼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각종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직원도 있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며 뜻 깊은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얼마 전에 해외 제휴사와 가진 미팅에서 외식경영인으로 신규사업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습니까? 하는 질문에 “휴가기간에 여행을 하면서 신규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세계 곳곳에서 현지인들과 부딪히며 다양한 영감을 받곤 합니다” 하는 답변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특별한 여행법이 있나 보죠?' 하면서 비법을 가르쳐 달라는 농담 섞인 청탁을 받기도 했다. 비법이라고 하면 조금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사실 여름휴가를 보내며 신규사업을 구상하는 나만의 여행 원칙이 있기는 하다.

외식경영자로서 나는 해외출장을 포함해서 적어도 일년에 10번 이상은 해외에 나간다. 대부분 해외 토니로마스 초청행사를 비롯해서 각종 비즈니스 제휴 미팅이나 시장조사 등을 목적으로 가지만 개인적인 여행 역시 외식경영이라는 업무와 구분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항상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만 먹고, 여행가기전에 일일이 사전에 레스토랑을 선별하고 예약해 놓는 철두철미함을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 같은 경우 오히려 정 반대이다. 나는 결코 여행계획을 짜면서 레스토랑을 미리 조사해 본 적이 없다. 아니 여행 계획조차 짜지 않는다. 오히려 여행정보를 수집하는 대신 그 나라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통서 몇 권을 정독 할 뿐이다.

나에게 있어 여행은 'On-site Information' 의 철저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즉 모든 정보는 현장에서 구한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의 대부분의 여행 도서들이 유명 관광지 위주로 나열되어 있는데다가 음식점은 체인 레스토랑이거나 각종 매스컴에서 많이 소개된 유명 레스토랑 위주로 소개되어 있다. 여행도서를 꼭 본다면 현지의 여행 칼럼가가 쓴 책을 참고한다.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도 전에 하는 일은 일단 지도를 얻고 나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우선 걸어갈 수 있는 한 최대한 숙소 주변을 걷는 일이다. 거리풍경을 읽고 거리의 특성을 읽으며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대부분이 먹는 것이지만….

또 하나의 여행원칙은 나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절대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 거리의 수많은 레스토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에 차가 막히면 막히는 대로 좀 더 찬찬히 둘러볼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조차도 즐거운 일이 된다. 그리고 재래시장을 들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현지에서 나는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각종 식재료들이 하나의 종합선물세트 같다.

또 빼놓지 않는 것이 대형 식품매장 2~3군데를 둘러보는 일이다. 여러 나라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소스들 향신료들을 하나하나 뚜껑을 열러 맛보고 싶은 충동에 언제나 한국에 가져가지 못할 것들을 사고 만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레스토랑을 방문해서 먹어보는 일, 나에게는 일임과 동시에 가장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으로 그 느낌을 고스란히 가져가기 위해 큰 카메라를 옆에 끼고 레스토랑에 양해를 구해 카메라 렌즈에 담는다. 그리고 꼭 조리장과 잠깐 얘기할 수 있냐고 부탁을 한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일부 레스토랑을 빼놓고는 대부분의 외국 조리장은 자신의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고객에 대해 친절하며 이국인들에 대하는 관대함으로 숨겨진 레서피를 살짝 공개하기도 한다. 운이 좋은 날이면 Back House Tour를 할 수도 있다.

새로운 맛에 대한 경험, 그것이 꼭 해외여행 일 필요는 없다. 한국에서도 지방 곳곳에 서울에서도 골목 곳곳에 숨겨진 맛 집은 무궁무진하다. 단지 그것이 새로운 맛에 대한 즐거운 경험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과 접목되어 경이로운 경험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맛을 탐구하고자 하는 진지함과 항상 공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름휴가계획으로 들뜬 요즘, 이미 외식업에 몸담고 있거나 외식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계획하지 않고 on-site information과 feeling에 따라 휴가를 보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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