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기업, 최고만 고집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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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7.08.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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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만두파동은 온 국민이 기억하는 식품사건 중 하나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언론의 과장보도로 밝혀졌지만 이미 파산한 만두업체가 있는가 하면 쓰레기 만두라는 비난으로 한 기업인을 자살로 내 몬 뒤였다.

당시 만두파동의 여파는 만두업체 뿐 아니라 만두소의 재료로 TV화면에 비춰졌던 단무지 관련 업체에도 미쳐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으뜸농산(대표 오정호)도 단무지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 중 하나로 당시 상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제품이 반품되고 주문이 끊어지면서 당시 으뜸농산이 입었던 피해액은 약 40억원대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이유없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도 오롯이 살아남은 으뜸농산은 이후에 오명을 벗고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만두파동의 피해자에서 최대 수혜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제조 기술도 으뜸, 맛도 으뜸인 으뜸농산을 소개한다.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으뜸농산이 가지 못할 길은 없었다. 남들이 "미쳤다"고 했지만 과감하게 도전했고, 성취했다.

전국의 절임식품 전문업체는 약 250여곳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종업원 수 10인 미만의 영세한 업체이기 때문에 최적화된 제조 시스템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으뜸농산은 국내 최초로 냉장탈염 시스템을 도입해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선언한 바 있다.

부지 확보 및 설치비를 제외하고 기기값만 한대에 6억5000만원이나 한다.

절임탱크에서 운반된 절임 무는 사람의 입맛에 적절한 농도로 탈염하는 과정에서 세균의 번식 및 섬유질의 손상, 갈변 등 미생물 번식으로 인한 부패가 수반될 우려가 있다.

이에 으뜸농산은 냉장탈염 시스템을 도입해 평균 10℃ 이하의 탈염수를 사용함으로써 탈염공정 중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효과는 물론 식재료의 조직감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탈염용 용수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한 폐기물 발생도 감소시켜 환경개선 효과까지 있다.

으뜸농산 오영운 전무는 "앞으로 평균온도를 8℃ 이하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으뜸농산의 전 생산라인이 멈춘다. 제조 회사에서 하룻동안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춘다는 것 자체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으뜸 농산은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매주 금요일 으뜸농산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멈추고 하는 일은 작업장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것이다.

전 직원이 매달려 전체 작업장 살균소독을 실시한다. 으뜸농산 공장 작업장의 전체 출입구에는 에어샤워기와 비닐커텐 등이 설치, 관리되고 있으며 모든 작업자는 상하 위생복에 2중 위생모, 마스크, 위생장화, 위생장갑 등을 착용하고 있다.

으뜸농산에서만 볼 수 있는 놀라운 광경은 이 외에도 다수다. 깻잎절임 식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는 두 명의 직원이 하루종일 깻잎 하나 하나의 앞면과 뒷면을 손수 세척하고 있다. 오영운 전무는 "깻잎 뒷면에는 이물질이 많이 묻어 있어 깨끗이 세척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으뜸농산의 제품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는 결과를 낳았다.

기존에 여러장의 깻잎을 한꺼번에 세척했을 때는 깻잎을 보기 좋게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깻잎과 무쌈 한장을 차례로 얹어 최종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깻잎을 한 장씩 세척하기 시작하고 부터는 깻잎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작업시간이 단축된 것.
◎ 100% 계약 재배로 검증된 원료 수급

으뜸 농산은 모든 원료를 100% 계약 재배를 통해 생산한다. 경기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으뜸농산의 계약농가가 있다. 제품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각 계약 농가에 종자의 종류까지 직접적으로 지정해 주고 수시로 관리하고 있다.

종자나 재배 지역에 따라 아삭함의 정도가 다르다는게 으뜸농산이 직접적으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온 이유다.

으뜸 농산은 신규 계약 재배지로 중국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오 전무는 "지난 2년여간 중국에서 식재료 생산을 전담할 회사와 부지 등을 물색해 왔다. 2년여의 탐색에도 믿음이 가는 회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최근 적절한 한 회사를 찾고 시범재배에 들어가 파종을 마친 상태다"라고 말했다. 오 전무는 향후 이 회사에 으뜸농산 직원을 파견시켜 기술이전까지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의 계약재배가 활성화 되면 으뜸농산은 장기적으로 생산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으뜸농산은 국내 최초로 친환경 단무지를 생산해 낸 업체이기도 하다. 친환경 단무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작물을 무농약 재배해야 하기 때문에 완제품 생산까지 시일이 상당 수 소요된다.

2000년에 시작해 지속적으로 관련 제품을 개발, 개선해 왔지만 제품 출시이후 3~4년간 적자기록만 남겼다. 지금은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 초기 3~5t가량만 소요되던 것이 지난해에는 1000t이 소진되기도 했다.

관련 제품들은 풀무원과 푸드머스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고, 현재 으뜸농산의 친환경 단무지는 전체 친환경 단무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 품질 및 위생을 지키는 것이 회사 생존의 길

으뜸농산은 2004년 만두파동과 2006년 대형식중독 사고 등을 지켜보고 경험하면서 품질 및 위생이 회사 생존의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한다.

우수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인증서를 획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ISO14001 환경인증 및 한국생산성본부의 인증을 이미 획득한 바 있고 ISO22000 인증과 HACCP 인증도 추진중에 있다.

으뜸농산의 제품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유통기한이 최장 3개월이며, 일부는 30일이다. 이는 일반 절임식품들의 유통기한이 평균 6개월인 점을 감안할때 굉장히 짧은 기간이다.

이는 으뜸농산의 제품 생산 노하우나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으뜸농산의 오 전무는 제품생산에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 등의 무첨가 원칙과 각종 첨가물 사용에 대한 식약청 기준 준수 등을 철저히 지켰을 때 나올 수 있는 제품 기한이 3개월 혹은 30일 이었다고 한다.

한편 으뜸농산이 2000년대 들어 타 업체와 차별화 할 수 있었던 것은 소포장 제품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포장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때그때 주문량에 따라 용기에 담아 판매하던 것을 용도별로 제품을 세분화 시키고 일정한 양을 정해 별도의 포장 용기에 담아내기 시작한 것.

이같은 방식으로 으뜸농산이 지금까지 개발한 제품은 김밥용 단무지, 이절 단무지, 통 단무지, 스틱 단무지, 소포장 무쌈, 녹차든 쌈무, 야채 피클 등 60여 가지에 이른다.
▶ 오정호 대표
◎ 으뜸농산 창업 히스토리

으뜸농산의 창업자인 오정호 대표는 60을 훌쩍넘긴 나이에도 좋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 팔도를 누비며 농가를 물색하는 등 사업의 최일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가 지난 3일 충청남도 청양시에 위치한 으뜸농산의 공장을 찾아갔을때도 오 대표는 경북 안동지역에 물색해둔 농가와 계약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으뜸농산 창업이전에 섬유 유통업을 했던 오 대표는 80년대 초반 섬유파동을 겪으면서 사업에 실패하는 뼈아픈 경험을 해야했다. 실의에 빠져있던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사업능력과 인간성을 믿어준 지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십시일반으로 당시 돈 1억원이라는 거액을 선뜻 내어준 지인들의 도움으로 '송학식품'이라는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고 지금의 으뜸농산으로 키워온 것.

으뜸농산이 지금의 규모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88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행사로 회고한다. 길거리 음식인 김밥, 라면, 자장면과 함께 단무지가 잘 팔려 나갈 것으로 예상했던 오 대표는 대량의 물량을 미리 확보해 두었던 것. 오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고 당시 단무지는 물량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높은 가격에 팔려 나갔다.

인수당시 적자재정에 허덕이던 송학식품은 지금의 으뜸농산으로 탈바꿈하면서 타 절임류 관련 제품 업체들이 보고 배울 만큼의 놀라운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오 대표는 스스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가치관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오 대표의 생각은 제품에도 그대로 배여있고, 이같은 제품들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향후 종합반찬전문 회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으뜸농산의 목표가 그리 멀지않아 보인다.

◎ 으뜸농산 연혁

1988. 03. 공장설립, 서울 금천구 독산동 소재 (회사명 : 송학식품)
1994. 11. 공장대지 및 건물구입
증축공사 기공 (경기도 파주) - 대지1200평, 건평450평
1995. 04. 공장확장이전 으뜸농산으로 상호 변경
1999.11. OEM 사업본부 출범 (㈜풀무원과 OEM계약 체결)
2000.01. 자동화설비 (MULTY PACK 포장기 설치가동)
2000.12. 제2공장 증축 완료, 가동생산개시 (강원 문막)
2001.06. 한국생산성본부 ISO9001 인증 획득
2001.08. 일회용 소포장 자동화설비 (MULTY PACK 포장기 설치가동개시)
2002.05. 소포장 사업부 출범 (월마트, 까르푸, 아울렛 납품 개시)
2004.07. 충남 청양 공장 준공
2005.07. ㈜으뜸농산으로 법인 설립
2005.09. HACCP 1차 컨설팅 완료 (시설관련)
2006.05. 1차 증축 공사 완료 (부자재 창고, 계근장, 작업장 등)
2007.02. 한국생산성본부 ISO14001 환경인증
2007.03. HACCP 2차 컨설팅 계약 (2007년 8월인증취득목표)

이성민 기자 min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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