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
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
  • 관리자
  • 승인 2007.08.1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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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김병조 편집위원
지난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경영진이 교체됐을 때 신임 정희련 사장의 발탁 배경이 궁금했었다. 왜냐하면 정희련 사장의 그동안 경력이 외식업과는 무관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코카콜라와 해태음료 사장 등 식음료 업체에서의 경력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 아웃백 본사에서 왜 외식업과는 무관한 정 사장을 스카우트했을까.

내막인즉슨 아웃백 본사에서는 한국 아웃백을 이제는 대기업의 수준에 맞는 경영시스템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고 따라서 대기업 CEO 경험이 있는 정 사장이 적임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통 외식 전문가인 정인태 전 사장이 한국 아웃백의 성공신화를 이룩한 성장형 COE였다면 후임 정희련 사장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관리형 CEO라고나 할까.

최근 외식업계에 외식업과 전혀 무관한 경력을 가진 대기업 출신 인사들이 속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것도 이사급 이상의 중역을 차지하며 소속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적지 않은 변화이기에 이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국내 대표적인 주점 프랜차이즈인 태창가족은 최근 건설회사 출신을 경영고문으로 영입했다. 한때 국내 300대 기업 안에 들어갔던 건설회사에서 회장을 보필했던 사람이다. 타이틀은 경영고문이지만 상근을 하면서 회사 경영전반에 대해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미래 사업전략을 기획하는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원앤원에는 최근 글로벌 기업 출신이 임원으로 합류했다. 한국IBM과 나이키 등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근무한 IT전문가다. 원앤원에서는 이사직을 맡아 기획, 마케팅, 재무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향후 원앤원의 세계 시장 진출 등 글로벌 경영을 위한 영입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최대 치킨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제너시스BBQ는 앞에 소개한 두 기업보다 훨씬 먼저 능력 있는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해왔다. 2004년에는 현대백화점 출신 인사를 전략기획부문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으며, 올 초에는 금융권 출신을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오래 근무하지는 못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외식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지만 단체급식업체 CEO를 지낸 사람이 앉아 있다. 이 사람 역시 최종 명함은 단체급식 업체 사장이었지만 동원그룹이라는 대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최근 외식업계에 영입된 이들은 외식업계에 오래 종사해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외계인’ 또는 ‘외인구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외식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그동안의 이력서는 외식업과 전혀 무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식업체들은 왜 이들을 영입하고 있고, 또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이들은 왜 외식업계에 합류하고 있을까.

외식업체들이 이들을 영입하고 있는 이유는 회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소위 ‘큰물’에서 놀던 역량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기존의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고만 보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경영주들 입장에서는 외식업보다는 더 선진화된 산업분야에서, 그리고 규모가 있는 대기업에서의 근무경력이 회사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영적인 측면에서 더욱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영입이든 본인이 원해서든 대기업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속속 외식업계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필자가 보기에는 외식업이 아직 산업적으로는 초기 단계이기에 비전이 있다는 뜻이고, 또 다른 면에서는 그만큼 외식업체들이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식업에 전혀 경험이 없지만 그들은 외식업의 발전을 위해 본인들이 역할을 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재가 몰려야 한다. 젊은 층에서는 아직 외식업에 대한 기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전문가들이 외식업계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제 관심거리는 이들이 외식업계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에 있다. 이들 외부 전문가들이 제대로 정착한다면 한 단계 성숙된 산업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외식업계가 우물 안을 벗어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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