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박근혜가 준 교훈
정치인 박근혜가 준 교훈
  • 관리자
  • 승인 2007.08.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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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지난 20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오래 만에 아름다운 장면, 감동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아깝게 석패한 박근혜 후보가 지고도 국민들 앞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아마 필자 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튿날 일부 신문에서는 승자인 이명박 후보보다 패자인 박근혜 후보를 더 치켜세우기도 했다. 다음번에 한 번 더 도전하면 무조건 대통령이 될 것 같은 뉘앙스도 느껴졌다. 대통령 후보 도전에서 실패까지의 그 과정이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감동적인 드라마이기에 우리 사회 곳곳에 박근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무엇이 박근혜를 이렇게 아름다운 패자로 만들었을까. 내가 볼 때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정도를 걷는 정치’ 그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지향하는 그의 정치철학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말 바꾸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국내 정치판에서 그는 원칙을 고수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으며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었다.

얼굴에 칼자국을 남기는 테러까지 당하면서도 담대한 자세로 욕심 부리지 않고 한발 한발 전진하며 무너진 당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애시 당초 넘기 힘든 산으로 느껴질 수 있었던 이명박이라는 거목을 상대로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당당히 맞서 멋있게 싸웠고, 약속대로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 축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성원을 보내준 국민에 감사해 하며 그 보답으로 패배의 쓰라린 감정 대신 아름다운 미소를 보였다.

그런 그의 행적 하나하나 순간순간은 국민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경선 레이스 초반에 이명박 후보의 절반이었던 지지율을 대등하게 끌어올린 것이 우연한 결과가 아님을 암시해준다. 정치인 박근혜의 정치생명은 17대 대통령후보 경선 패배로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 된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나는 2위가 1위를 뒤집기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것은 정치든 경제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한나라당 경선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원천은 원칙을 고수하면서 국민이나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정도의 정치나 경영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정치인에게 정치철학이 있다면 기업인들에게는 경영철학이 있다. 또 필자처럼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도 인생철학이라는 것이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에 따라 표현 방식은 다르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철학은 원칙에 입각해 정도를 걷는 삶,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는 삶 그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인에게 있어 상대는 국민이요, 기업가에게 있어서의 상대는 고객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인이나 경쟁업체가 상대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은 물론이거니와 기업가들도 과연 얼마나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경영을 하고 있는지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품이 잘 팔리지 않거나 손님이 없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감동을 시키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생각을 하면서 철저하게 고객중심의 경영, 그리고 정도경영을 할 때, 그 때부터 그 기업은 성장 엔진을 달게 된다. 그러면 시간이 좀 걸릴지 몰라도 멀리 앞서나가는 1위 기업도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박근혜가 이명박을 따라잡았듯이 말이다.

얼마 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유럽 출장 현지에서 삼성전자의 유럽용 디지털 TV를 시청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을 요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직도 공급자 위주의 제품 생산을 하십니까. TV를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들 수 없습니까.”

직접 리모콘을 사용하다가 항상 전환 스위치를 통해서만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이 전환되도록 한 것은 전형적인 생산자 위주의 제품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여전히 고객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자세가 되지 못했다고 날카로운 질타를 했다는 것이다.

나는 후배 기자들에게 취재를 하면서 만나는 취재원은 물론이고 회사 내의 선후배지간도 모두 고객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리고는 그런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기자가 되라고 당부한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일, 그것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 게다가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지키면서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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