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 서비스 문화'의 힘
'일본제 서비스 문화'의 힘
  • 관리자
  • 승인 2007.08.3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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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 학장
올해 4월 판매량이 1억대를 넘었다? 미국산 휴대용 디지털 음악재생기 아이팟(iPod) 이야기다. 그런데 그게 미국제임이 확실한데도 알맹이는 한국제나 일본제에 가깝다는 일본학자의 조사결과가 나왔다니 괜히 기분이 좋다.

즉 아이팟 나노 모델의 경우 화상의 명암을 만드는 편광필름을 비롯해서 전체 부품의 30~40%가 일본제, 플래시 메모리 등 핵심부품인 반도체 3개가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산 반도체 3개의 가격은 5월중순 시세로 5천엔(약4만원)인데, 30~40%에 이르는 일제부품의 가격은 모두 합쳐서 1천엔(약 8천원)에 지나지 않는다니 이 또한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日 겉으로 웃고, 韓 속으로 웃고'라는 신문 타이틀(동아일보 2007.8.23)이 더욱 유쾌, 상쾌, 통쾌한 이유다.

일본제 서비스의 감동 추억 몇 가지

하지만 양국간의 격차는 여전하다. 특히 서비스 문화의 경우가 유난하다. 과문의 탓으로 서비스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무슨 과학적 근거나 자료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의 체감지수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서비스 문화의 품질은 국민들의 세계관과 직업관, 그리고 사회적 가치관의 구체적 산물이다. 그리고 또 국민 개개인의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과 '섬김의 삶'이라는 덕목의 열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국민의 서비스 수준의 향상이라는 과제는 결국은 국민 개개인의 '사람 됨됨이'와 사회전반의 가치관의 문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는데, 그 점이 바로 서비스가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질 수 없는 까닭으로 이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일본에 갈 때마다 나는 내가 받은 서비스에 감동을 받곤 한다. 그 감동은 일본에 처음 갔던 1971년 4월부터 올 8월까지 수 십 년간 계속됐는데, 갈 때마다 한 두건의 감동적 사연이 생기지 않은 때가 없었으니 일제 서비스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가운데에는 갑자기 고장난 엘리베이터 수리용 부품 단 1개를 찾는 나를 위하여 며칠간 일본 전역의 대리점과 창고를 뒤져서 찾아낸 부품을 호텔로 직접 들고 왔던 어느 유명 엘리베이터회사 영업과장의 서비스, 자기네 상점에 없는 의료용구(지체 부자유자를 위한 신체부착형 고무주머니 소변기)를 찾아서 다른 업체 여러 곳의 재고여부를 확인하고 결국은 그 제품의 메이커인 의료기 회사 본사까지 나를 안내해 준 도쿄시내 의료용품 상인들의 릴레이 식 서비스, 의료기 본사 영업부 접견실에서 사용법을 일러주고 제품의 요도연결구가 삭을 때 자기네 부품이 없을 경우 남성용 콘돔으로 대체해도 된다고 일러주던 젊은 여성사원의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데 그 모두 각각의 구입가격 5천엔 남짓한 것이었다.

올 여름 두 차례에 걸친 일본여행에서도 일본제 서비스의 감동은 이어졌다. 지하철에서 지하철, 지하철에서 신간선, 신간선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환승경로를 이용한 장거리여행은 역무원들의 몸으로 부딪치는 직접 안내로 별탈없이 진행할 수 있었고, 내가 찾던 클래식 CD도 직원의 한 시간에 걸친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할 수 있었다.

이상의 감동사례 모두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나에게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일본인들이 손짓, 발짓, 몸짓으로 해결해 준 서비스이기에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배용준,조승우 같은 일본인 스타가 있다면?

하지만 일본 사람들의 진짜 멋진 서비스 정신은 배용준을 비롯한 한류 인기연예인들에 대한 폭발적 집단적 사랑과 끈끈한 지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배용준을 비롯한 그 밖의 한류 연예인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이 장난이 아님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23~24일 도쿄의 초대형 집회장소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 에서 열린 '러브 소나타 문화선교 집회'(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에 참가한 2만여 일본인들이 김영미(소프라노), 정세훈 (카운터 테너), 조승우, 신애라, 차인표, 하희라, 유승준, 오연수, 손지창, 려원 등 그날 참석한 한류 스타에게 보낸 열광적 환호는 상상을 뛰어 넘을 만큼 뜨거웠던 것이다. 그날 밤 나는 혼자 생각했다.

가령 배용준 이나 조승우 같은 일본인 스타가 있다면 그를 위해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열광적으로 환호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진짜 섬기는 마음으로 일본인 스타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설혹 과거사로 인한 상처와 특수한 대일감정 때문에 일본인 스타를 공개적으로 사랑하고 환호로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양국간의 서비스 격차를 합리화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21세기는 문화경쟁시대요 서비스 경쟁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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