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식업의 경우를 놓고 생각해보자.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현재 외식업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현재 국내 외식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외화내빈’이다. 거시적으로 볼 때는 외식산업의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지만 산업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영세한 업소들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미시적으로 볼 때도 장사가 좀 잘된다 싶은 업소조차 인건비와 재료비, 그리고 폭등하는 임차료 등을 따지면 ‘헛장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 이미 증명이 되고 있다. 인구 70명당 음식점 1개꼴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많은 과당경쟁 구조를 갖고 있다보니 개업한 지 1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이 30%에 육박하고 있고, 80%는 5년 이내에 폐업하며, 10년간 존속하는 업체는 7.3%에 불과하다. 조기 폐업을 하지 않는 업체도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등 비용요소의 증가 및 세원 노출에 따라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서 정부가 외식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뭘까. 우선은 진입장벽이 높여 과당경쟁 체제가 구조적으로 개선되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10개의 음식점이 생기면 1년 안에 3개가 문을 닫고 5년 안에 8개가 망하는 현실을 그대로 두고서는 그 어떤 정책으로도 외식산업을 선진화시킬 수가 없다. 따라서 현행 신고제를 허가제로 다시 환원시켜서 무분별하게 외식업에 진출하는 풍토부터 바로잡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고제의 허가제로의 전환은 진입장벽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지만 위생관리의 개선으로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비용을 감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인건비와 식재비 등을 감축할 수 있도록 식재 가공 산업을 육성하며, 영세한 업체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발달로 이미 영세한 개별 업소들은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음식업중앙회와 같은 단체와 협력해 종합식재제조가공유통센터 등의 설립을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나아가서 가능하다면, 장사가 좀 잘된다 싶으면 터무니없이 임대료를 올려 버리는 건물주들의 횡포를 차단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식산업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개선과 비용절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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