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
외식산업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
  • 관리자
  • 승인 2007.09.0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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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김병조 편집위원
나는 국내 외식산업의 미래를 밝게 본다. 비록 현재는 시장 규모의 급팽창에도 불구하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매우 영세하고 취약한 외화내빈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지 않다. 정부의 산업육성 의지가 높아져 가고 있고,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산업 발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눈에 보이고, 외식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하고 있으며, 재벌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까지도 외식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외식산업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몇 가지 난제들이 있다. 외식업을 지배하는 환경적 요소, 즉 인력과 식재, 그리고 높은 임차료 등이 그것이다. 인력의 경우 산업의 수준이 낮아 고급 인력의 유입이 저조해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현재의 국내 외식산업은 노동집약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어 인건비 부담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가 과당경쟁에 따라 서비스 가격 인상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부자재 등의 식자재 비용과 점포 임차료의 고공행진 등은 외식산업 선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는 이같은 환경적 요소를 난공불락의 난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최근 부쩍 외식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기업들이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어느 대기업에서 필자를 찾아 온 적이 있다. 외식업에서 신규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에서 나는 외식업에서 대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는 종합식재가공유통업을 하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금융서비스업을 하라는 것이었다. 종합식재가공유통업을 하라는 것은 외식업의 길목을 잡는 사업을 하라는 뜻이고, 금융서비스업을 하라는 것은 외식업의 벤처 캐피탈 역할을 하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외식산업을 선진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식재의 가공화를 꼽는다. 원물 형태의 식재를 조달해 업장 내에서 이를 가공처리는 하는 것은 인건비 측면이나 공간 활용 면에서 매우 비생산적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 기업형 외식업체를 제외하고 개별 업소 차원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종합식재가공유통업을 하려면 적지 않은 초기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대기업으로서는 블루오션인 셈이다. 종합식재가공공장을 만들어 어느 외식업소에나 원하는 대로 식재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70만개가 넘는 외식업소가 잠재시장이 되는 셈이니 매력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외식업소의 입장에서도 가공된 식재를 공급받을 수 있어 직접 가공 또는 조리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 공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외식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대기업이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역할은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외식업에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직접 외식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금력이 풍부할수록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창출이 되어야 하는데 외식업은 그런 성격의 사업이 아니다. 특히 외식업에 전문적인 노하우가 없는 대기업들이 자금력만 앞세워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하려면 대형 점포를 운영하거나 다점포를 운영해야 하는데 만의 하나 사업이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된 경쟁력 있는 아이템과 차별화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자금력이 부족해 사업화 하지 못하고 있는 업체를 발굴해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외식업계 벤처 성격을 지닌 업체에 투자하는 지주회사가 되라는 말이다.

산업이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고급 인력이 유입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식업계에 자본력을 지닌 대기업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
무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대기업은 대기업의 수준에 맞는 사업을 영위해야만 한다. 필자의 바람으로 끝날지는 몰라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기업이 격에 맞는 역할을 해준다면 한국 외식산업의 선진화는 그리 요원한 일만도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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