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의 전제조건
한식 세계화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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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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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최근 주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한식의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세계화가 가능한 이유로는 ‘채식 위주의 건강식’(36.7%)을 첫 번째로 꼽았고, 다음으로 ‘다양한 맛’(21.5%), ‘다양한 메뉴’(18.9%)의 순으로 꼽았다. 결국 한식의 강점은 ‘건강식’과 ‘다양성’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설문조사에서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외국인들은 ‘청결 및 위생’과 ‘한국 고유의 인테리어’를 각각 20%씩 1순위로 꼽았다. 그리고 ‘국제화된 서비스 방식’이 17.5%, ‘현지화된 맛’이 11.9%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한국음식을 싫어하는 이유로는 매운 맛과 마늘 등의 독특한 냄새를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가 10월 24일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모임(Moim)’이라는 한국식당을 호평하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한국 조리법을 적절하게 조절한 기대 이상의 음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김치가 들어간 많은 음식들에서 행복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만 종업원들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고, 훌륭한 음식만큼이나 식당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개선해야 될 점을 지적했다.

한국 주재 외국인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나 뉴욕 타임스의 한식당 ‘모임’에 대한 기사를 분석해보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해답이 나와 있다. 첫 번째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김치나 장류 등 전통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 것이다.

김치나 고추장 등은 단순한 가공식품으로 일반 유통을 통해 세계화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통의 방식대로 제조된 식품은 외국인들이 쉽게 친숙해질 수가 없으며, 특히 그것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방법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서서히 건강식인 한국의 전통식품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한식당들이 그 전초기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전통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퓨전화 하고, 현지 음식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기업형 해외 한식당을 육성해야 한다. 뉴욕 타임스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외 한식당의 경우 맛으로 유명한 집도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매우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부분이 생계형 점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등 기업형 한식당을 육성해야 한다.

기업형 한식당의 육성은 앞에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한식 세계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위생 및 청결’ 문제와 ‘한국적 이미지의 인테리어’ 등도 해결이 가능하다. 자본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식 세계화의 세 번째 전제조건은 해외 한식당들이 국내 농업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한식당들이 단순히 한국의 식문화를 전파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약하다. 궁극적으로는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의 소비가 해외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한식당에서 국산 농수축산물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하게 하고, 국내에서 가공된 식품의 홍보 및 판매 창구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가령 떡이나 술 등을 개발해 메뉴에 반영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전시해 판매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는 가능하다. 식문화의 트렌드가 패스트 푸드에서 슬로우 푸드로 변화해 가고 있는 가운데 한식은 대표적인 슬로우푸드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게다가 김치를 비롯한 발효식품의 건강기능성이 부각되면서 한식은 건강식이라는 이미지 형성이 되고 있다. 한국음식이 가진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한다면 한식의 세계화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지금까지는 비빔밥과 불고기, 갈비 등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본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음식 외에도 한류열풍을 타고 해물파전이나 잡채, 감자탕, 그리고 각종 볶음 및 찌개류까지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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