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재개 사실상 확정

내년 상반기 시판 가능할 듯
생산자단체 ‘국내 축산업 타격’ 거세게 반발

2005-12-14     김병조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

농림부는 지난 14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 단체, 학계 등 16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여부를 논의하는 ‘제 2차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수입재개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 만큼 해외출장 중인 박홍수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수입재개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미국의 BSE 방역조치가 완벽하다고 볼 수 없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아직 큰 상태이므로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의견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국제기준보다 조금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각각 제시됐다.

전문가 위원들은 미국이 뇌,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돼지, 닭 등 비반추동물용 사료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미국의 소 사료 생산시설이 대부분 비반추동물용과 분리돼 있기 때문에 교차오염의 우려가 거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농업부 FSIS(식품안전검사처)의 도축장 점검결과,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미준수 및 기록미비 등 일부 BSE 관련규정 위반사례가 확인된 점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향후 수출작업장 승인을 엄격히 하고 주기적인 점검으로 쇠고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위원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소비자의 불신이 아직 큰 상태이므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에 앞서 소비자에 대한 홍보를 우선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협의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수입재개 결정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수렴되지 않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참석 중인 박홍수 장관이 돌아오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는 구체적인 수입조건에 대한 양국간 협상과 수입위생 조건 고시, 수입 허용 도축장 지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시판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연 기자 p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