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출신 공무원의 남다른 열정

2006-01-11     관리자
유기농 식품에 대한 취재를 위해 농림부 식품산업과를 찾아가 담당자인 김영수 사무관을 만났다. 유기농 식품을 비롯해 김 사무관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유기농 식품뿐 아니라 전통식품까지 자신이 맡은 업무들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특히 식품 정책에 대해선 농림부에 대한 선입견을 하나씩 깨뜨려주는 의견을 쏟아냈다.

우선 김 사무관은 농림부가 ‘소비자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의 선입견으론 농림부라면 당연히 생산자 즉 농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기자의 의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해답을 내놨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식품은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 그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입식품에 대해서도 막고 보자는 정책은 식량수입국인 우리 입장에선 비현실적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민들은 자신이 키운 작물이 최고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을 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지론을 피력했다.

많은 농민들이 우리 농산물이 세계 최고의 품질과 맛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착각 때문에 우리 농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입농산물 중 품질이 뛰어난 것이 얼마든지 있고 그런 제품과 경쟁하려면 더욱 질 좋고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우리 농업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이 사람이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란 의문을 가질 때 쯤 김 사무관은 자신을 직접 4년간 농사를 지은 농사꾼이라고 소개를 했다. 그래서 농촌의 현실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그제서야 기자의 귀에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구수한 사투리가 들려왔고 농업과 농촌을 사랑하는 각별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가 하는 쓴소리에는 농촌의 현실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진정함이 담겨 있었다.

암울한 미래만이 거론되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에 김영수 사무관 같은 이가 한줄기 희망의 빛을 비춰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이승현 기자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