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간섭, 건식 시장 죽일라

2006-02-01     김병조
최근 소비자보호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글루코사민 제품의 표시 및 광고 내용을 조사해본 결과, 글루코사민 100%를 표방하는 제품들의 실제 글루코사민 함량이 80%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글루코사민 100’ 제품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열린 식약청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김선미 의원은 “글루코사민 100 제품이 혼합글루코사민제품에 비해 효능이 현저히 낮으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더 좋은 제품인 양 광고하고 있다”며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글루코사민은 건강기능식품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덕분에 2004년 4백억원에 못 미치는 시장을 형성했던 글루코사민은 2005년에는 1천억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성공의 중심에는 ‘글루코사민 100’이라는 기발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다른 원료의 첨가 없이 글루코사민만 100% 사용해 만들었다는 광고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까다로운 표시기준으로 인해 제대로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역으로 이용한 ‘100% 마케팅’을 처음 시도한 I업체는 매출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을 뿐 아니라 건식 시장에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선보인 것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너무 큰 성공을 시기해서 인지 이곳저곳에서 딴지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멀쩡하게 광고심의를 거친 제품에 대해 허위․과대광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식약청도 등 떠밀리듯이 ‘100%’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건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성 표현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인해 마땅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것도 하지 마라, 저것도 하지 마라 하면 도무지 어떤 방법으로 시장을 키우라고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건식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간섭하기보다 두고 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어린 가지는 꺾지 않고, 치어는 잡지 않는 법이다.

이승현 기자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