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논란, 합리·과학 ‘실종’

2010-02-24     관리자
MSG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일부 PB 라면제품에 MSG가 첨가됐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부터다.

일부 언론들은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롯데라면’과 홈플러스의 ‘알뜰라면’ 등에 MSG가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제품들을 OEM으로 제조해 납품하는 한국야쿠르트의 분말 스프를 사용하는 라면 제품에도 MSG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다른 라면업체들은 MSG를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을 달았다.

MSG는 참 오랫동안 논쟁이 돼온 식품첨가물이다. 국제 식품과학계에서는 1958년부터 MSG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해 왔다. 美 FDA에서 안전성 평가를 통해 MSG를 GRAS(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 물질로 분류했고 1972년 JECFA(FAO·WHO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는 유아용 식품에서의 안전성 관련 논의를 시작해 1974년 MSG의 ADI(일일섭취허용량)를 120㎎/㎏으로 설정했다. 1987년에는 美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임산부가 MSG를 섭취했을 때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를 했고, JECFA에서는 유아에서도 MSG가 안전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에도 1991년 SCF(EU의 식품과학위원회)와 1995년 FASEB(미국 실험생물학회지), 2003년 호주 식품 표준기구, 2006년 독일 L-글루타민산나트륨 전문가 그룹 회의 등에서도 MSG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해 MSG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MSG로 인한 안전성 문제인 중국음식증후군과 뇌손상, 발암, 알레르기 등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들이 근거가 없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MSG가 논란거리다. 1962년 미원이 개발되면서 MSG가 본격적으로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40년 정도 먹어왔는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제 그만 인정해도 좋으련만 우리는 MSG를 독극물과 비슷한 급으로 취급하고 있다. 덕분에 1천억원 이상 수출을 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MSG는 국내의 비판에 밀려 중국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고 한다.

식품안전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이 분야 정보를 비교적 많이 접하는 전문지 기자 입장에서는 늘 언론과 소비자들의 합리적·과학적 판단이 아쉽다.

이승현 기자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