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약부추' 피해자들 손해배상 요구

누리꾼들 "감독 소홀 당국도 책임"

2010-04-12     관리자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농약 부추'를 먹은 뒤 중독 증세를 보였던 주민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문제의 부추 유통을 둘러싼 책임 소재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12일 뉴(牛)모씨 부부를 비롯해 칭다오의 한 식당에서 농약 부추를 사용한 볶음 요리를 사먹은 뒤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던 9명의 칭다오 주민들이 지난 9일 손해 배상을 요구하며 이 식당을 당국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8년 멜라민 파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불량 식품 근절을 위해 지난해 6월 유통기간이 지났거나 품질상의 문제가 있는 불량 식품에 대해 판매상이 최고 10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새로운 식품안전법을 도입, 시행 중이다.

뉴씨 부부는 "부추 요리를 먹은 직후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웠다"며 "집 근처 진료소를 찾았으나 식중독 증세라며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며 악몽 같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들 부부는 이어 "같은 식당에서 부추 요리를 사먹었던 사람들이 이미 퇴원했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위해 검진 기록 등의 자료를 첨부해 상공부에 해당 업소를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칭다오 상공부 관계자는 "중독자들이 먹은 부추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인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추 요리를 판매한 식당에 대해 이미 영업 중지 처분을 내렸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물론 처벌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식당에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모르고 사먹었듯 문제의 부추 요리를 판매한 식당 역시 선의의 피해자일 수 있다"며 "1차적 책임은 농약 부추를 재배, 판매한 농민들이고 문제의 부추가 유통되도록 방치한 감독 당국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잇따른 터진 농약 콩과 석회 밀가루, 저질 백신 등 불량 식.의약품 대량 유통 사건과 관련, "담당 공무원들의 묵인 때문에 가능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관리.감독 공무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칭다오시 당국은 지난 2일 부추 요리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주민들이 병원 검진에서 인 성분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지자 조사에 나서 산둥(山東)성 웨이팡(<삼수변에維>坊)시에서 재배돼 칭다오로 유입된 부추의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을 확인하고 부추 1천930㎏을 폐기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