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커피시장도 노린다

카제인나트륨 뺀 커피믹스 앞세워 시장 진출
동서식품. 네슬레. 롯데칠성 등과 4파전 예고

2010-12-17     신원철
남양유업이 프림 속 카제인나트륨을 뺀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FrenchCafe Cafemix)’를 출시하면서 1조원이 넘는 커피시장에 진출했다.

남양유업이 첫 작품으로 내놓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소비자들이 프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커피믹스를 꺼린다는 점에 착안해 선보인 제품이다.

화학적 처리과정을 통해 만드는 카제인나트륨은 우유맛을 내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커피믹스에 사용하는 첨가물인데, 남양유업은 이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100% 1등급 원유로 만든 천연무지방우유를 사용해 커피와 조화되도록 하는 신기술을 개발, 특허출원했다. 프림에 우유를 넣을 경우 분말화가 어렵고 물에 잘 녹지 않아 그동안 커피믹스에 사용하지 못했으나, 남양유업은 진공농축법 등의 새로운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원두의 차별화를 위해 고산지대의 청정자연에서 극소량만 생산되는 페루, 브라질, 우간다산 A1등급 원두 등 품질 좋은 아라비카종 원두를 선별해 블랜딩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에는 반세기동안 축적한 분유 제조기술 노하우가 담겨있다”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틱 포장 시 질소를 충전해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원두의 향과 천연원료의 보존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출산율 감소로 인한 국내 유제품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고집해온 유가공산업에서 첫 외도를 결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커피시장을 선택했다.

국내 커피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커피시장의 규모는 1조 1268억원이며, 그 중 커피믹스는 9758억원, 인스턴트 커피는 1510억원에 달한다.

미국 Kraft Food사와 합작한 동서식품은 지난 30여년간 70%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커피시장을 독점해왔다. 어느 분야보다 치열한 국내 식품시장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도전과 경쟁이 없었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처럼 기존의 제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돌리기 위해 2년간 연구원들을 독일, 스페인, 일본 등지로 보내 커피제조기술을 배워오도록 했고, 약 500회의 소비자 테스트를 거쳐 우리 입맛에 가장 적합한 커피를 찾아냈다.

남양유업 김웅 대표는 “커피시장에 남양유업의 미래를 걸었다”면서 “현재 천안에 200억원을 투자해 첨단 커피 생산시스템을 갖췄고, 출시 첫해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해 네슬레를 추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과 네슬레가 양분하면서 독과점 구조를 지속해 온 커피시장에 올해 롯데칠성과 남양유업이 합세하면서 2011년은 굴지의 식품회사들의 4파전이 예상된다.

또한 동서식품, 네슬레 등 기존의 외국자본 기업들과 남양유업, 롯데칠성 등 이번에 새로 도전장을 낸 토종기업들 간의 경쟁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커피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업체들간의 본격적인 품질경쟁으로 인해 커피제품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배 기자 ks1288@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