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식품ㆍ외식기업의 IT 활용도 키워

日 20대 기업 중 5곳이 식품ㆍ외식기업…소통능력이 주효

2011-05-20     신원철
동일본대지진이 일본기업의 숨은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닛케이 비즈니스가 최근 친절함, 편리함, 탁월함, 혁신성 등 4가지를 기준으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기업의 순위를 선정했다. 이 순위에서 식품ㆍ외식기업 중에서는 맥도날드, 닛신식품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코카콜라는 15위, 모스버거는 17위, 메이지제과는 20위였다.

주목할 점은 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7위, 닛신식품은 11위, 모스버거는 23위, 메이지제과는 43위로 지난해보다 기업 순위가 많게는 스무 계단 이상 오른 점이다. 코카콜라는 지난해와 올해 동일하게 15위를 기록해 순위변동이 심한 가운데도 긍정적인 소비자 인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코트라 나고야 KBC에서는 IT 기기의 활용도가 높을수록 기업평가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지진 직후 인터넷, 스마트폰, 휴대전화 등으로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고객들이 더 편리하고 간편하게 IT 기기로 식품ㆍ외식 기업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스다움’은 소통ㆍIT 기기 활용

2008년 ‘모스다움’을 전면에 내세운 모스버거는 신제품 개발과 고객소통에 주력해 왔다. 일본산 다진 고기를 100% 쓴 ‘도비키리 햄버거 샌드 시리즈’가 대표적인 모스다움 경영의 사례다. 패티의 중량을 일반 버거의 약 1.5배로 늘려 두께를 키웠고, 신선한 제철 채소를 충분히 사용해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또 휴대전화용 쿠폰 제공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 1년 만에 휴대전화 메일회원이 300만명에 이르렀다.
또 트위터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신제품을 소개하고, 캠페인을 벌여 소비자들의 답글을 수신한 뒤 이를 상품개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모스버거 트위터의 팔로워 수는 개설 9개월만에 10만명을 돌파했고, 도비키리 햄버거 샌드 시리즈는 지난 1월 말 누계 4500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는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코카콜라, 유기적 복합 홍보전략으로 청소년 끌어

코카콜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10대를 겨냥해 주목을 받고 있다. 10대에 코카콜라를 마신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성인이 돼서도 코카콜라를 찾는다는 시장조사 결과에 따른 것.
이에 코카콜라는 유통업체, CF, 프로모션, SNS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복합 홍보전략을 내세웠다. 그 결과 일상적으로 IT 기기를 사용하는 일본 10대 청소년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특히 2007년부터 코카콜라를 알릴 수 있는 휴대전화용 모바일 게임을 선보여 동종업계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경영이라는 평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FIFA 월드컵’을 협찬하고 이를 인터넷상에서 연동해 스포츠의 열기를 고스란히 브랜드 홍보로 이어갔다.

이처럼 IT 기기를 적절히 활용한 일본의 식품ㆍ외식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업 마케팅과 IT를 융합하면 상품, 서비스의 매력을 강화시킬 수 있고 동시에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식품ㆍ외식기업들도 IT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