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식재료의 품질이 우선인 로가닉조리(rawganic-cook)
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2013-07-29 관리자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소비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회귀본능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식품업계의 감화성분 열풍과 식재료에 대한 중요성 인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면서 형성되어가는 하나의 정착과정이다.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현상은 지속되어질 것이다. 상품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깊은 신뢰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소비를 해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연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의 진심을 사로 잡아야 한다. 불신이 만연한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거짓된 재료에 속지 않는다.
음식 본연의 맛과 멋을 살리고, 로가닉 식문화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만드는 식재료의 성분과 품질에서 확연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제 주방장의 솜씨와 차별화된 조리법만으로 외식사업의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은 좀 무리가 아닌가 싶다.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고 독특한 미각경험을 제공했기에 그 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은 고급화되고 전문화, 다양화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식재료 자체의 품질이 더욱 중요해졌을 뿐 아니라, 어떠한 등급의 식재료로 만들었는가에 따라 음식맛이 결정되기 때문에 외식사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로가닉의 세가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천연의 날것, 희귀하고 본질적인 가치, 자신만의 스토리이다.
지난해 청담동에 오픈했던 한 프리미엄급 푸드 마켓은 인테리어부터 남다르게 만들어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쇼윈도에는 그 매장에서 판매할 음식이나 음료를 진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음식이나 음료가 아닌 음식을 만드는 식재료만을 넣어두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바로 고객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쌓기 위한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다. 그 곳을 찾는 고객들은 주방의 조리사들이 실제로 그 재료를 가져다가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고객과 업장과의 신뢰가 구축된다.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가 얼마나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증명해주기 위한 장치이다. 천연의 식재료를 강조하는 것에 이어 로가닉 조리법을 내세우는 업장도 등장했다. 전문영양사와 다이어트 컨설턴트, 푸드 컨설턴트들이 개별 고객에 따라 맞춤형 음식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오감을 풍부하고 조화롭게 만족시킨다는 취지이다. 특히 버터나 소금, 설탕, 화학조미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리는 ‘로가닉 조리법’은 차별화된 영역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힐링’의 차원으로 음식에 접근한 색다른 시도가 소비자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어내고 있다.
선진 식문화를 이끄는 외식경영인들과 주방조리인들 역시 로가닉 스토리를 담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전국의 산지를 직접 돌며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발품을 팔고 있다. 이제 우리의 식문화에도 가장 좋은 요리는 품질이 우수한 식재료 본연의 맛에서 탄생한다는 로가닉의 사고가 소비자들의 저변에서부터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가공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로가닉 가치를 중요시 하는 발상은 식품업계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지속적으로 확산되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