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슈퍼마켓 닭고기 식중독균 ‘득실’

10마리당 8마리꼴 식중독균 캄필로박터 검출

2014-12-08     관리자
영국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닭고기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캄필로박터가 대거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식품안전청(FSA)은 올여름 슈퍼마켓 체인점들의 닭고기 위생상태를 점검한 결과, 10마리당 8마리꼴로 캄필로박터가 검출됐으며 안전기준에 들어맞은 슈퍼마켓 체인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FSA에 따르면 6개월 동안 2천마리의 닭고기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70%의 닭고기 거죽에서 캄필로박터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에 이뤄진 검사로 범위를 좁히면 그 비율이 80%에 달한다.

가디언은 6개월간의 조사에서 2천마리의 닭고기 중 18%에서는 실제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캄필로박터가 검출돼 소비자들과 소비자 단체들에게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유통체인 가운데서는 아스다가 7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쿠프(73%), 모리슨, 센즈베리, 웨이트로즈(각각 69%), 막스 앤드 스펜서(67%) 순이었으며 테스코가 64%로 가장 낮았다.

리들과 알디, 아이슬란드와 같은 소형 할인체인점 및 자영 소매점과 정육점 닭고기의 캄필로박터 검출은 평균 76%였으며 식중독을 유발하는 수준의 오염은 25%였다.

영국 식품안전청의 스티브 웨언 정책국장은 2015년까지 식중독을 유발할 수준의 오염된 닭고기 비율을 10%로 낮춘다는 정부의 목표에 부합한 대형 유통체인은 단 한 곳도 없었고 테스코만이 겨우 11%로 가장 나은 성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체인들과 대형 닭고기 가공업체들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닭고기를 안전하게 가공하고 유통할 다양한 대응책을 신속히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해마다 캄필로박터에 의해 28만명이 식중독에 걸리고 100명 정도가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식중독 증세가 가벼운 경우는 파악되지 않아 실제 발병건수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건환경부에서 오랫동안 식품안전전문가로 재직하면서 식품안전청 설립에 자문했던 팀 랭 교수는 이번 발표는 과거 달걀의 살모넬라 파동이나 광우병 파동과 맞먹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반 대중은 마땅히 분노해야 하며 믿음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돈을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도 “슈퍼마켓 소유주들은 이번 발표에 창피함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