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파워] 황현익 배상면주가 선임연구원

미생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전통주 ‘완생’ 꿈

2015-05-08     이원배 기자

배상면주가 R&D 파트장으로 과실주와 막걸리 개발 일을 하고 있는 황현익 선임연구원<사진>은 회사와 전통주에 대한 기억이 남다르다.

2006년 입사 전 은사에게 선물한 배상면주가 5종 약주의 맛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인연으로 배상면주가, 전통주와 인연을 맺은 탓에 우리술에 대한 애정 또한 각별하다. 

“배상면주가는 우리 술문화를 알리고 전통주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제조방법, 원료에 따라 다양한 전통주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와 과실 약주, 전통소주 증류법으로 만든 아락 등 다양한 술로 전통술의 우수성을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많은 발명물이 우연의 과정 속에서 발견된 것처럼 그도 많은 우연의 산물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냉이술’ 연구 과정에서 겪은 일은 잊지 못한다. 연구 중 술이 붉게 변한 모습을 보고 혹 오염이 된 건 아닌지, 발효가 잘못된 건 아닌지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냉이에 있는 소량의 폴리페놀 성분 때문이었다는 걸 밝혀내고 전국의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냉이를 찾아 다니기도 했다. 

전통주를 개발하는 황 연구원은 늘 누룩 등 미생물과 함께 한다. 전통주의 생명과 매력은 미생물에서 오기 때문이다.

맥주나 와인은 한 가지 효모만을 사용해서 발효하지만 우리술은 누룩 곰팡이와 알코올 발효 공정의 효모가 한 공간에서 활동한다. 서로 좋아하는 조건이 다른 두 미생물로 인해 다양한 맛과 향의 술이 만들어진다.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맛의 향연이 전통주다. 

“현재 다양한 누룩 미생물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연 상태의 많은 미생물 중에서 누룩 미생물을 분리하고 원하는 향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개량해서 전통주가 가지는 모든 특징을 구현하는 누룩을 만드는 실험입니다. 앞으로 미생물의 특징을 전통주에 담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목표이기도 합니다.”

우리술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최근 막걸리, 전통주가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숙취를 줄이고자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를 만들고 국내산 쌀을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 세계에 600개의 양조장을 보유한 나라는 놀랍게도 우리나라뿐입니다. 다양한 막걸리를 전 세계인이 접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연구원은 그가 느꼈던 배상면주가의 술맛을 소비자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어한다. 그는 “배상면주가 술을 마시는 건 특별한 술을 접하는 것과 같다”며 “취향부터 건강까지 고려해 장인정신으로 나온 특별한 제품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심 속 양조장인 느린마을 양조장&펍과 포천 산사원을 방문하면 전통주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