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리미엄 쉐이크쉑 상륙… 업계 메뉴 강화 ‘맞불’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프리미엄 수제버거 출시 잇달아

2016-01-22     신지훈 기자

국내 3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이 프리미엄 햄버거 메뉴 강화에 나섰다.

이들 업체들은 프리미엄 버거 출시에 대해 “저가의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강했던 햄버거를 고급시장으로 확대해 정크푸드라는 부정적 인식을 깨고 시장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상반기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는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shack) 버거’의 영향에 대비한 시장조사 차원에서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매장 전국 확대      

맥도날드는 수제버거를 만드는 신개념 플랫폼 시그니처 버거(Signature Burger)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서울 신촌점에서 첫 선을 보인 시그니처 버거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현재 서울 6개, 경기 6개, 부산 5개가 운영되고 있다.

총 20가지가 넘는 프리미엄 식재료를 고객이 직접 골라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전담 크루가 즉석에서 조리해 테이블로 서빙해 주는 방식으로 기존 햄버거전문점과 차별화했다.

조주연 맥도날드 마케팅 부사장은 “맥도날드만의 햄버거 경험 선사와 진화하는 고객 니즈 부응을 위해 앞으로 전국적으로 시그니처 버거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리아도 ‘모짜렐라 인 더 버거’ 올리브를 출시했다. 앞서 선보여 인기를 보인 프리미엄 메뉴 ‘모짜렐라 인 더 버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 버거는 이탈리아 자연산 모짜렐라 치즈를 활용한 4500~5500원 가격대의 제품으로 고객에 제공하기까지 5분 정도가 소요되는 프리미엄 버거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 메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선보인 메뉴로 재료뿐 아니라 만드는 방식도 차별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버거킹은 기존 대표 메뉴를 프리미엄화한 프리미엄 와퍼와 화이타 스테이크버거, 화이타 와퍼 등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버거 메뉴군을 확장하고 있다.  

수제버거 성공 어려운 국내 시장 여건

쉐이크쉑의 국내 론칭을 두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으로 구축된 패스트푸드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패스트푸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햄버거시장은 이미 저가버거가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어 그동안 수제버거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메이저 햄버거전문점에 대한 수요가 높아 쉐이크쉑의 성공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이 지난 2009년 선보인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과 현대백화점의 ‘버거조인트’, 아워홈의 ‘버거헌터’ 등 많은 글로벌 수제 햄버거 브랜드들이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일본 햄버거 브랜드 ‘모스버거’와 토종 수제 햄버거 ‘크라제버거’도 매장을 대폭 줄이는 등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다. 

쉐이크쉑의 국내 시장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의 포화 상태에다 미국 현지에서처럼 고품질의 식재를 신속히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쉐이크쉑 버거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반면 쉐이크쉑이 이미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 운영을 맡은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경험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오픈 초반에는 획기적인 열풍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식품유통 전문 자회사인 삼립GFS를 통해 고품질의 식재 공급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PC그룹이 메뉴 가격 정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쉐이크쉑에 대해 관심이 큰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가격 설정이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쉐이크쉑버거의 시가총액은 14억4100만 달러(1조7천억 원)로 현재 미국 12개주의 각 도시와 런던, 이스탄불, 두바이, 모스크바, 도쿄 등에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