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베니건스’ 사업 종료, 업계 반면교사 삼아야

2016-01-22     신지훈 기자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가 이달 말 사업을 접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서울 두 곳의 매장만 남아 있던 베니건스는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1일 이후 브랜드 소멸에 따라 ‘베니건스 포인트’가 사라진다는 내용을 안내했다. 서울역점은 오는 31일까지, 롯데 강남점은 계약종료시점까지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1995년 대학로에 첫 선을 보인 베니건스는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의 전체적인 부진과 맞물려 연이은 퇴락의 길을 걸었다. 이번 사업 종료 소식에 패밀리레스토랑의 황금기를 경험했던 기자는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문구업체 바른손이 2010년 베니건스를 인수할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른손이 외식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트렌드 변화로 패밀리레스토랑이 하락세로 접어드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업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바른손은 베니건스 인수 후 좀처럼 실적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영화, 게임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하며 매출 700억 원대를 달성하는 등 반짝 성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외식사업 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바른손의 실적 악화는 외식업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 때문이다. 매출의 95% 가량이 외식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조상 베니건스의 추락은 곧 바른손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대처가 늦었고 되돌릴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성장세가 꺾이며 전체적으로 시장 사정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타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베니건스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일까?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들은 저마다 부진 탈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아웃백은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이 5% 이상 올랐다. 각 매장의 품질 개선과 혁신적인 플래그십 매장 오픈, 리모델링, 메뉴개발, 적극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빕스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 라이브 키친은 지난해 4월 대방점에 첫 도입을 시작으로 부산 센텀시티 홈플러스점 등 현재 총 7개 매장에 적용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대방점의 경우 지난 6개월 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7% 가량 상승했다.

애슐리는 고급스러워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급화 전략에 집중했다. ‘애슐리 퀸즈’가 좋은 반응을 보이며 지난해 외식사업부의 매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베니건스는 ‘가격’에 집중했다. ‘청춘만원’, ‘국민가격제’ 등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프로모션에 집중하며 학생 고객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메뉴의 질이나 시스템의 변화보다 단순한 가격인하 정책으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패밀리레스토랑은 국내 외식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객 눈높이에서 주문을 받는 서비스, 새로운 퓨전음식 등 앞서가는 외식문화를 주도했었다. 이번 베니건스 사업 종료를 반면교사 삼아 많은 소비자가 크리스마스, 생일, 졸업 등 특별한 날에는 패밀리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