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폐업한 외식업자 15만6천 명

베이붐 세대 은퇴자·청년 실업자 ‘묻지 마 외식창업’ 폐업으로 이어져

2016-02-12     이인우 기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자와 취업난에 따른 청년 실업자가 생계형 창업에 몰리고 있지만 문을 연지 얼마 못가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한 자영업자는 대부분 과도한 부채를 지게 돼 도시빈민층으로 전락하는 등 우리 경제에 적신호를 켜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68만60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외식업체를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15만6453명으로 전체 1/4(23.0%)을 차지하는 등 열악한 창·폐업 실태를 드러냈다.

외식업 외의 업종별 폐업은 편의점, 옷 가게 등 소매업이 14만366명으로 전체의 20.6%였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외식업이나 소매업을 운영한 셈이다.  반면 제조업, 건설업, 운수·창고·통신업 등은 각각 4.9, 5.0, 6.9%의 폐업률을 보여 외식업과 대조를 이뤘다.

외식업을 하다 문을 닫은 자영업자 2명 중 1명(50.7%)이 ‘사업 부진’을 폐업 사유로 꼽았다. 이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과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더욱 악화된 국내 경기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식업계는 지난 2년 동안 극심한 매출 하락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문제는 이들 폐업한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폐업할 때 평균 1588만 원의 빚을 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이 높지 않은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부채가 많아 12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영업자 252만7천여 명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은 519조5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57.4%는 높은 금리를 받는 은행 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