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이라고?

2016-06-10     식품외식경제

미세먼지 논란에서 튕겨져 나온 파편에 일부 식품·외식업계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난달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주의단계 기준보다 25.4배 높은 수준의 초미세 먼지가 배출 된다”고 주장했다. <본지 6월 6일자 1면>

환경부의 이같은 발표 이후 국민생선인 고등어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고등어 경매 낙찰가가 며칠 사이 절반 가량 폭락한 날도 있었다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생선구이전문점 역시 큰 폭의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체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인해 영업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날벼락을 맞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한다. 물론 실내에서 조리를 하면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굳이 고등어구이를 예로 들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일상생활을 위협할 만큼 엄청난 미세먼지의 주범(?)이 고등어구이라고 국민들이 오해할만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를 그대로 믿지 않지만 말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고등어 등 생선은 물론이고 삼겹살을 비롯한 직화구이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주의보 발령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관련 업체의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외식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또 어떤 규제가 만들어져 발목을 잡을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진정한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 발 미세먼지와 함께 경유차나 정유시설, 석탄화력발전소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마당에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이 고작 고등어와 삼겹살 등 구이전문점을 단속하는 것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과연 외식업계가 초미세먼지 확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늦게나마 환경부가 사과하고 수습하기는 했지만 힘없는 식품·외식업계, 서민들의 먹을거리인 고등어와 삼겹살만 수난을 당하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