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청년층 채식주의 열풍, 수출 유망시장 부각

2015년 채식식품시장 5519억 원 수준

2017-03-18     이인우 기자

독일의 채식시장이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유럽 최대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 코트라 베를린 무역관에 따르면 채식시장은 독일 식품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로 특히 20~30대 여성의 비중이 높다.

이같은 현상은 현지 젊은 소비층이 생명 존중의 가치와 환경을 중시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 및 독일채식협회 발표에 따르면, 독일 채식시장은 매년 평균 15% 이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채식식품 시장 규모는 4억5400만 유로(약 5519억4142만 원)로 전년 대비 약 26% 증가했다.

채식식품 시장은 유기농식품 산업의 한 부류로 취급됐으나 최근 2~3년 사이 초기 진입 단계에서 성장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유기농식품 시장 매출액은 지난 2014년 77억 유로에서 2015년 86억 유로로 약 10% 증가한 것에 비추어 볼 때 가파른 성장률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독일 채식협회 보고에 따르면 독일의 채식인구는 전체 인구의 9%인 약 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유제품, 계란, 꿀도 섭취하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이하 비건)는 약 130만 명으로 파악된다.

독일 비건 130만 명 중 80%에 해당하는 105만 명이 여성이며 남성은 25만 명으로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다. 연령대별로는 20~39세가 34%로 가장 많았다. 이들 비건이 채식 식품을 구매하는 경로는 슈퍼마켓(31%), 대형 마켓(17%), 유기농 슈퍼마켓(16%)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굳이 채식제품 전문매장을 찾지 않아도 손쉽게 채식제품을 구할 수 있다. 채식제품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어서 독일에서는 채식 제품이 보편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슈퍼에서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스낵, 빵, 고기 대체제품 등의 상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상품 라벨에 비건, 베지테리안(계란, 유제품, 꿀 포함) 등으로 표시돼 있어 채식주의자들이 일일이 성분표시를 확인하지 않아도 자신의 채식 단계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spread) 제품, 육류와 생선류를 대체하는 콩고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콩단백을 주 원료로 한 돈가스류와 소시지, 동그랑땡 등 고기와 비슷한 질감과 맛을 재현한 다양한 제형의 가공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채식제품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면서 독일 주요 식품유통업체에서도 채식 코너를 별도로 마련, 자체 채식식품 브랜드 개발 등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REWE, EDEKA 등 슈퍼마켓 외에도 가격으로 승부하는 ALDI, LIDL을 비롯해 많은 할인 마켓에서 채식식품을 취급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이들 식품유통업체는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유기농·채식 제품은 비싸다는 선입견을 깨고 유기농 및 채식 전문 매장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이 독일 채식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과 유사한 식문화를 지닌 일본 기업의 경우 독일 및 유럽 시장 진출 시 식품안전 및 기준법에 의한 의무사항이 아니라도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철저한 영어 표기와 함께 채식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건강제품이라는 확신을 강화시키는 데 채식 마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 라면의 경우 독일 유기농제품 매장에서 1봉지에 3.99유로(약 486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코트라는 “유기농 재료로 독일의 고단백, 통곡물 제조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주요 소비 계층인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