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10만 개의 명암(明暗)

2017-06-10     식품외식경제

몇 해 전부터 전국 어느 도시든 커피전문점이 넘쳐난다. 올 3월 기준 전국 9만809곳이나 된다고 하니 도시마다 커피전문점이 눈에 띠는 것은 당연하다. 커피를 함께 파는 베이커리, 디저트전문점까지 따지면 10만 개를 훌쩍 넘는다.

그동안 외식업체 중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가진 치킨전문점(5만9천 곳), 편의점(5만4천 곳)보다 많다. 커피전문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보니 커피시장도 큰 폭으로 커졌다. 10년 전 3조 원대 초반이던 국내 커피시장의 매출규모는 8조7906억 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원두 수입량도 15만9천t으로 전년 대비 10.7%가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소비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된 원두를 잔으로 환산하면 약 250억 잔으로 국민 일인당 한 해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시장논리상 커피전문점이 급증할수록 과당경쟁을 피할 수 없다. 2년 전부터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까지 뛰어들면서 저가경쟁에 불이 붙어 1천 원대 커피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그동안 저가 커피의 대명사였던 이디야의 2천 원대 커피는 이제 더 이상 저가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커피 마니아를 중심으로 스페셜티전문점 영역이 만들어지는 등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커피시장도 다른 외식 업종처럼 양극화가 뚜렷하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1천호점을 넘기면서 국내 최초로 연매출 1조 원을 뛰어넘은 것도 놀라운 일이다.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가 연매출 1조 원을 넘긴 국가는 미국·캐나다·중국·일본뿐이다. 한국은 지난해 5번째 연매출 1조 원 국가가 됐다. 커피전문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가장 폐업이 많은 업종이기도 하다.

제 아무리 우리 국민이 커피에 미쳤다 해도 10만 개에 육박하는 커피전문점은 너무 많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에 그만큼 폐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내 커피시장의 양극화가 극대화되면서 향후 2~3년 안에는 거품이 빠지게 된다. 앞으로 더 심각한 대량 폐점이 점쳐지는 이유다.

커피전문점은 밖에서 볼 때 멋스러워 보인다. 다른 외식 업종보다 품위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막상 운영해 보면 멋도, 품위도 없고 힘만 드는 것이 커피전문점이다.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해 본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