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

2017-07-17     식품외식경제

신정규 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터사업단장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가 있는 먹을거리와 해당 업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직접 많은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동은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관리가 부실한 업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접하는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문제가 심각히 대두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접하는 정보가 모두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에 의해 생산된 정확한 정보라기보다는 대부분 피상적으로 정리된 지식, 또는 왜곡되었거나 과장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흔히 ‘햄버거 병’이라고 불리우는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uremic syndrom, HUS)이나 얼마 전 식용유를 많이 쓰는 것이 문제라고 했던 D 카스테라 문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쓰레기 만두’, 공업용 우지 등 사회의 이슈가 됐던 것들이 모두 먹을거리와 관련된 것이다.

쓰레기 만두와 공업용 우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을 때 학생이었던 나는 식품을 전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보를 언론매체로부터 얻었다. 식품을 연구하거나 식품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의견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물론 언론 매체에서 기사의 어느 부분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실리긴 했었겠지만 기사 전체가 업체의 문제점이나 식품의 문제점만을 부각시킨 후 구석자리에 간단히 적어 놓는 정도였던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전문가들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에 의견을 제시했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싫어 의견을 내는 것을 피하기도 했다.

결국 나중에 두 사건 모두 보도와는 달리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해당업체들은 상당수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다가 파산이나 폐업을 하거나 업종을 전환한 이후였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언론에서는 먹을거리와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상당히 자극적이거나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해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특정 하나의 사실만을 부각시켜 시선을 끄는 방식의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러한 바뀌지 않은 자극적 보도에 의해 최근에도 여러 업체가 문을 닫는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사회관계망(SNS)이 발달되면서 과거에 비해 많은 전문가들이 잘못되거나 과장된 보도에 대한 비평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D 카스테라의 식용유 사용 문제, 수제잼의 제조방식, 햄버거 병이라고 불리우는 용어에 대한 교정 등 여러 곳에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먹을거리를 비양심적으로 생산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변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당연히 그런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있어야 하고 또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감시 활동은 더 활발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극적인 단어 선택에 의한 소비자의 관심 끌기식의 사실 전달은 소비자들, 업체, 그리고 사회적 안정에 이익이 될 것이 없다.

어떠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에 취해야 할 자세는 언론은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전문가는 정확한 지식을 언론과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야하며 소비자들은 감정적 접근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비판을 해야 한다.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가장 우선이 돼야 하는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을 다른 것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가장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