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바비큐에는 소주가 ‘찰떡궁합’

타인종도 삼겹살엔 소주, 지난해 미국서만 1800만 병 판매

2017-08-21     우세영 기자

미국에서의 소주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소류량이 1800만 병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중앙일보가 전했다.

대표적인 소주 판매업체인 하이트진로 USA와 롯데주류 미주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주 판매량은 1793만 병을 기록했다. 이같은 판매량은 2014년 1360만 병, 2015년 1540만 병과 비교하면 2년 새 약 30%가 증가한 것이다. 한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소주 수입량은 약 7천t으로 집계됐다.

이월 물량 판매 등으로 인해 수입량과 실제 판매량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이처럼 소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타인종의 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소주 판매가 증가한 데에는 과일소주가 한몫을 했다. 한국 소주시장을 뜨겁게 일궜던 과일소주는 지난해 초 미국에 출시돼 여성은 물론 타인종 애주가들도 사로잡았다.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과 쓴 맛을 줄이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살리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14도까지 낮춘 것은 물론 과일 과즙과 향을 첨가해 달콤한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맛과 향이 가미돼 있는 플레이버 제품을 선호한다”며 “한인은 물론 타인종 소비자들의 과일소주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롯데는 올해 초 알코올 도수를 12도까지 낮춘 사과맛 과일소주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한류 영향 등으로 인해 한국 소주에 대한 타인종의 관심도 높아졌다. 한인타운을 찾고 한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 타인종들이 자연스레 한국 소주를 찾는다는 것이다.

코리안 바비큐 식당을 찾은 한 타인종 고객은 “삼겹살엔 소주가 최고”라면서 “금요일 저녁이면 친구들과 코리안 바비큐 식당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테이블의 인도계는 “한국 소주를 종류별로 먹어보고 있다”며 “코리안 바비큐를 먹을 땐 꼭 소주를 마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상철 하이트진로 USA 차장은 “한식당은 물론 비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도 소주를 판매하고 싶다며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 진출한 소주 업계는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소주가 미국 내 한인마켓에 진열돼 있으며 종류도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고급 프리미엄 증류수도 진출해 눈길을 끈다.

증류식 소주는 쌀로 만든 밥에 누룩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 청주를 다시 끓이는 과정을 거쳐 고급술로 통한다. ‘화요’, ‘대장부’ 등 한국 증류식 소주는 위스키와 럼 등을 즐겨 마시는 타인종들에게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