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가 무너진 맥주시장

2018-01-29     윤선용 기자

국내맥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최근 각각 흑자희망퇴직과 경영권부당승계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국산맥주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품질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대했던 맥주 애호가들은 양사가 보이는 일련의 행보에 ‘신뢰가 무너졌다’고 입을 모은다.

수입맥주와 크래프트 맥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수입은 전년대비 44.9% 증가한 2억6309억 달러로 집계됐다. 그야말로 수입맥주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트 맥주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이 ‘가격’을 중심으로 한 버블에 기인한 것이라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4캔 5천 원’이라는 가짜 뉴스까지 돌고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가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고 특히 지나친 가격인하를 위해 떨어뜨린 ‘품질’이 갖는 리스크는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이는 크래프트맥주시장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안심할 수 없다.

기업, 브랜드, 가격, 품질 어느 한 쪽의 신뢰가 무너지면 다른 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또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음주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은 국내 맥주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사이 소비자들은 떠날 준비를 한다.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 얼마든지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