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이후 드러난 외식업 심각성

2018-04-07     윤선용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외식업계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식품외식경제의 자매지인 월간식당이 창간 33주년을 맞아 외식업 경영주 2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최저임금 인상이 인건비율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1.7%가 ‘전년 동기 대비 인건비가 상승했다’고 했으며 14.3%가 ‘동일하다’고 답했다. ‘하락했다’고 답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 특히 인건비율 상승 이유를 묻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동반 인건비율 상승’이라는 응답이 91.5%로 압도적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직원들의 급여까지 인상해주면서 인건비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언론은 최저임금 당사자의 시급 인상만을 말하지만 실제 외식업 경영주들에게는 오히려 기존 직원의 인건비 상승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외식업 경영주의 80% 이상은 오는 2020년 최저시급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인건비율이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외식업소의 인건비율은 많게는 45%에 육박하게 된다. 식재료비를 평균 35%로 가정한다면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합친 프라임 코스트가 최대 80%까지 치솟는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임대료와 기타 관리비를 합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외식업 경영주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률이 높아 정책 효과가 나온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언론에서는 외식업체가 최저임금 인상을 틈타 가격인상을 한다고 비난하기 바쁘다.

기댈 곳 없는 외식업체들이 혹시나 하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제3차 식품산업진흥기본계획을 살펴보지만 역시나 일뿐이다. 외식업체는 농산물 소비처이자 매출·부가가치·고용관련 지표를 올려주는 역할, 딱 거기까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