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시 제거한 생선 등 ‘순살’ 시장 급성장

지난해 전년대비 8% 오른 3500억 원 규모

2018-06-15     윤선용 기자

맞벌이 증가와 고령화가 이어지며 일본 가공식품시장에서 가시를 제거한 생선, 닭가슴살 같은 ‘순살’제품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트라는 일본 내 의료·복지 시설 및 학교급식, 호텔, 식당, 주점, 소매 유통기업 등을 중심으로 가시를 제거한 생선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병원, 고령자용 복지시설에서의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 및 고령자용 시설에서의 가시를 제거한 생선 시장은 전년대비 8% 확대된 343억 엔(약 3500억 원) 규모로 오는 2025년까지 약 510억 엔(약 51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한정된 일부 어종의 가시를 제거한 후 구이·조림용 토막으로 자른 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손질은 물론 조리도 돼있어 데우기만 하면 되는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판매되는 어종도 약 50여 종에 달한다.

일본의 주요 식품가공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소매 유통기업의 반찬 완제품 및 원료시장의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편의점, 슈퍼마켓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 유통기업의 반찬시장은 전년대비 2.2% 상승한 10조560억 엔(약 100조원) 규모로 수산물 반찬 시장은 이 중 10% 내외인 약 1조 엔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후쿠오카에서 수산물 유통기업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생선은 손질이 어려워 한 때 기피되곤 했지만 최근 10년 새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나왔다”며 “게다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손질된 생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본 3대 편의점, 샐러드 치킨 성장의 주역
가시를 제거한 생선과 함께 순살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제품은 ‘샐러드 치킨’이다. 반찬 시장의 주력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샐러드 치킨은 닭가슴살을 가열, 가공 후 진공포장 한 제품으로 처음에는 이름 그대로 샐러드 재료 용도로 판매했다.

하지만 이와테현(岩手県)에 소재한 양계 및 닭고기 가공 전문 기업인 Amatake(アマタケ)사는 닭 품종을 달리하고 조리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상품화에 성공하며 매년 1100만개 이상 판매하는 빅 히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해당 회사의 매출은 2014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런 성공에 자극받은 경쟁기업들의 유사 제품이 시장에 대거 출시됐다. 특히 샐러드 치킨이 일본 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에는 일본 3대 편의점이 샐러드치킨을 주력 제품의 하나로 보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맞벌이 1188만 세대, 고령인구 전체 27.7%
코트라는 이런 가공식품 소비 트렌드의 변화 원인으로 맞벌이 가구 증가와 급속한 노령화를 꼽았다.

일본은 최근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리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식품 분야에서는 조리의 수고를 덜어주는 재료·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일본 맞벌이 세대 수는 총 1188만 세대로 10년 전에 비해 17% 증가했다. 이런 변화를 보여주듯 메뉴별로 손질된 식재료를 택배로 보내주는 ‘밀키트’는 지난해 일본 히트상품 4위에 선정됐다.

고령화 역시 손질 및 조리가 간편한 식품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난해 9월 기준 일본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의 27.7%인 3514만 명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개호 및 간병시장, 노인용 도시락 배달 서비스 등 조리가 간편한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고충성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은 “맞벌이 가구와 고령화로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 건강까지도 챙길 수 있는 재료, 제품이 향후에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